밸류업 미공시기업, 연기금 투자 대상서 제외될 듯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03-17 10: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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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상장사 밸류업 공시 종합가이드라인 초안 논의 개시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오는 7월부터 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지 않는 상장사는 연기금의 투자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으로 투자대상 회사가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수립·시행하는지 점검해야 하는데, 계획을 공시하지 않는 상장사는 점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료=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지난주 7년 만에 국민연금 등 4대 연기금을 포함해 은행·보험·기관 등 222곳이 가입한 기관투자자들의 행동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했다. '투자대상회사의 중장기적 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주기적 점검 실시'라는 세번째 원칙에 '투자대상회사가 기업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소통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명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기금·공무원연금기금·우체국보험기금·사학연금기금 등 4대 연기금은 7월부터 국내 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시작되면, 국내 주식 투자 때 스튜어드십 코드를 본격 적용하게 된다. 금융위는 이달 말까지 상장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밸류업 관련 공시 원칙·내용·방법에 대한 종합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 국민연금공단 등이 포함된 기업밸류업 자문단 등에서 논의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정부는 이 가이드라인을 6월 중 제시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앞당기기로 했다.

 

지난해 말 현재 4대 연기금의 국내주식 투자 규모는 158조3000억여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148조원, 공무원연금이 1조283억원, 사학연금은 3조7256억원, 우정사업본부는 5조5587억원 등이다. 4대 연기금이 국내 기관투자자에 위탁운용을 할 때도 투자지침에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전략 수립·시행 여부를 반영하라고 한다면, 민간 기관투자자들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지 않는 상장사를 투자대상에서 제외하게 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투자 규모 148조원 중 절반 수준인 75조원 상당은 28개 운용사에 위탁운용하고 있다.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중 한 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은 "지금은 전반적인 것을 얘기하는 단계고, 앞으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영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국민연금 위탁운용사는 당연히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지금도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일본의 선례를 보면 국민연금, 노르웨이국부펀드(NBIM)와 함께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로 불리는 일본 공적기금(GPIF)은 일본 국내 주식 보유 확대를 통해 일본 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에 적극 동참한 바 있다.

 

GPIF의 일본주식 보유비중은 2010년 말 11.5%에서 2023년 말 24.7%로 약 2배로 증가했다. GPIF는 일본 국내 위탁운용사에 피투자기업의 자본 효율성 제고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권고했다고 자본시장연구원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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