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인 자금 부담, 확인할 수 없는 자본 비용"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현대제철이 미국에 대규모의 투자와 제철소 건설을 결정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 25일 통해 미국 루이지애나주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제철소 건설에 총 58억달러(약8.5조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또한 투자금액은 50%의 자기자본과 50%의 외부 차입을 통해 조달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현대차그룹, 기타 투자자와의 지분출자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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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포항공장 [사진=현대제철] |
증권가에서는 현대제철의 이번 결정으로 철강 관세에 대한 부담감을 떨쳐내면서 새 수요처를 확보하는 등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 요소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투자 의사결정으로 현대제철은 미국 내 현대차그룹 공장으로 판매되는 자동차 강판에 대한 관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짐과 동시에 새로운 수요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외형성장 부재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는 탈탄소 체제 전환을 위한 교두보로 삼을 수 있어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현대제철 주도의 미국 제철소 건설은 자동차강판 공급 현지화를 통해 관세 등 불확실한 대외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현재 900만톤에서 향후 1000만톤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자동차강판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 동력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그동안 뚜렷한 미래 성장 동력이 부재하던 동사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에서 판재류와 봉형강류 모두 성장이 제한적이고 통상 이슈 등을 감안할 때 신규 성장을 위한 현지 투자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파업 및 직장폐쇄, 봉형강유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단기 실적 부진을 보이고 있지만 8월로 예상되는 중국·일본산 열연강판 판덤핑 예비판정에 따라 하반기 실적 개선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제철소 건설 관련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재무 부담을 추정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해당 투자가 상당 규모의 차입금을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 부담 요인"이라며 "구체적으로 신규 제철소에 대한 지분율도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으며, 현대제철 본체가 차입을 직접 수행할지, 신규 합작법인(JV)을 통해 차입이 이루어질지 등의 세부적인 사항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자금 부담과 장기적인 기업의 지속가능성 측면이라는 두 가지를 저울질 할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인 출자 비율이 나오기 전까지는 숫자로 확인할 수 없는 자본 비용은 불확실성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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