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집사 게이트' 특검 수사에 '적신호'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앞두고 그룹 오너 및 임직원의 사법 리스크로 엇갈린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키움증권·메리츠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 등 5개 증권사는 하반기 중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1년 만기 이하의 단기 금융상품으로, 현재까지는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만이 이 사업을 영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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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
인가 심사에서는 ‘대주주 적격성’이 주요 관문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7년 인가 심사 도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구속으로 탈락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이 자본시장법 위반 및 배임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하면서, 삼성증권은 10년 가까이 이어진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 인가 재도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삼성증권의 인가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키움증권은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키움증권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이날 참고인으로 소환하며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특검은 키움증권이 2023년 IMS모빌리티에 투자하게 된 배경을 조사 중이다. 이 회사는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 씨가 설립에 관여했으며, 자본잠식 상태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ETF 선물상품 거래 과정에서 약 1300억 원의 손실을 입고 이를 은폐한 혐의로 관련 임직원이 재판을 받고 있다.
다만 이들 사건은 아직 확정 판결이 내려지지 않은 만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모험자본 공급 확대’ 기조를 감안할 때 인가 심사에서 결정적 결격 사유로 작용하지는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내부통제 강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불공정 거래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힌 뒤로, 내부적으로 ‘문제 소지를 만들지 말라’는 경고가 내려왔다”며 “이번 정부의 1호 사법 리스크 사례가 되지 않겠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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