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NCC 매각설 대두..."확정된 것 없다"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롯데케미칼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시가보다 비싸게 사들인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형국이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업황 부진, 고가 나프타 투입 등으로 실적 악화 상황에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고가 인수 논란에 영업권 손상 위기까지 내몰리고 있다.
11일 유안타증권은 롯데케미칼에 대해 “석화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7만원에서 2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 |
▲ 무지개가 드리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진=메가경제]. |
유안타증권은 롯데케미칼의 3분기 매출액을 5조5000억원 영업손실은 134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분기 1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영업권 자산 규모는 상반기 말 기준 2조원으로, 이중 1조7000억원이 지난해 3월 동박업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53%를 고가 인수하며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고가 나프타 투입, 운송비 상승,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을 롯데케미칼의 영업손실 원인으로 지목한다. 롯데케미칼은 4분기에 영업권 손상이란 악재도 겹칠 전망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자 장비에 사용되는 얇은 구리 박인 ‘일렉포일’의 제조 및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코스피 상장기업이다. 2022년 롯데케미칼은 동박 전문 기업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지분 53%를 2조 6066억원에 인수했다.
롯데그룹은 화학사업 재건을 위한 키워드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동박 사업을 꼽는다. 지난 4월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직접 말레이시아 공장을 찾아 현장 점검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너무 비싼 가격에 회사를 인수했다, 이것이 자금난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고 꼬집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가는 최근 3만원대로 추락했다. 롯데그룹 인수 전 이 기업의 주가는 5만원대였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은 2022년 10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식이 5만~6만원 수준에서 움직일 때 경영권 프리미엄을 100% 정도 반영해 주당 10만원이 넘는 가격에 인수했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경영권 프리미엄은 30% 안팎이다. 이렇게 비싼 돈을 들여 인수하면서 당시 재계에서는 여러 의혹들이 돌았다”며 “이훈기 대표가 롯데 화학군 재건이란 총대를 메고 노력하고 있지만, 당시 결정에 따른 악재에 계속 발목이 잡히는 상황이다”고 안타까워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하기 위해 1조7000억원은 금융권 차입으로 충당했고, 추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3월에는 롯데케미칼의 총차입금이 8조원을 넘어서는 등 지속적인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자 롯데케미칼은 결국 재무 부담을 완화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 위해 해외법인들을 매각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게다가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 NCC(나프타분해시설)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단독 보도가 나오면서, 롯데케미칼의 재무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됐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측은 메가경제에 “확정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