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삼성화재·생명 '50년 만기 주담대', 금융당국 상대 눈치 작전 중

송현섭 / 기사승인 : 2023-08-23 13:41:07
애초 비중 크지 않고 가입연령 제한 역시 이미 설정
은행들과 여건 달라 가이드라인 확정되면 개선될 듯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가계대출 증가의 원인이라는 지적을 받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보험업계 일각에서 금융당국을 상대로 눈치 작전이 벌어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한화생명,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 일부 대형 보험사들은 NH농협은행과 BNK경남은행 등 일부 은행들의 취급 중단 선언에도 상품 취급을 지속한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보험업계가 금융당국의 눈치만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 현판 자료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이들 보험사들은 일단 담보 평가와 차주 신용 확인역량 등 다른 업역보다 대출실행이 상대적으로 빠를 수밖에 없는 은행권과 여건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한화생명과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모두 3곳에 불과하고 도입 초기라 성과도 미미하다는 것이다.

이 상품 취급 보험사 한 관계자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비중도 얼마 안 되고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나오지 않아 당국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나중에 금융당국의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면 이에 맞춰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당초 해당 상품을 도입하면서 34세로 가입연령을 제한했기 때문에 앞서 은행권에서 발생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보험사의 대출 프로세스는 은행들과는 크게 다르고 집계하는데도 최소 한 달 넘게 걸리는데 아예 실적이 없거나 미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취급은 한화생명이 가장 빨라 올해 1월 시작했고 삼성화재가 이달 1일, 삼성생명에서는 지난 7일 각각 도입했다. 다른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정책적 입장과 이들 선발 상위사의 태도에 맞춰 상품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당국의 지적대로 은행권에서 발생한 문제로 다른 업역에서의 상품 취급규제 역시 강화되거나 시장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무엇보다 가계부채 증가에만 초점을 맞추고 초장기 만기의 주담대 판매 중단이나 제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7일 금감원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피하는 우회 대출 우려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DSR 관리실태 점검방침과 가입연령 제한을 거론한 당국자들의 발언이 이어지자 NH농협은행은 9월부터 해당 상품의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이어 BNK경남은행도 제도 개선시 판매 재개를 전제로 오는 28일부터 상품 취급을 중단키로 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34세로 연령 제한을 설정해 다른 은행들에 비해 부담이 크진 않고 곧바로 대부분 은행이 취급 중단보다는 연령을 제한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금융당국의 정책적 판단인데 확실한 규종 없이 시장에 혼선을 주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정책실패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로 출시 뒤 초장기 주담대 수요가 폭발적인 가운데 일부 대환대출 수요도 해당 상품의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자체는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효과도 있는 만큼 과도한 규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50년 만기를 꼭 채우려는 의도보다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여 중단기 채무를 장기화하는 효과도 있다”며 “금융위와 금감원 모두 DSR 규제 준수와 가입연령 제한을 빼면 규제를 추가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한 은행권 내 규제를 넘어 다른 업역까지 일률적인 규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지적한 부작용을 우려하면서도 “은행권과 다른 보험과 제2금융권 대출여건을 고려해 선별적 규제로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연체율 상승과 부동산 PF 부실 문제로 가뜩이나 어려워졌는데 규제만 강화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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