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2000세대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공사비 증액 문제로 마찰을 빚으면서 결국 공사가 중단될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에 당초 내년 2월로 예정된 일반 분양 일정과 입주 시기가 미뤄지는 등 공기 지연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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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
건설·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내달 16일 정기총회를 열어 시공사업단과 체결한 공사비 변경 계약에 대한 의결 취소와 계약 체결 취소 사안을 주요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에는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속해있다.
이를 위해 오는 19일 대의원회에서 해당 안건의 총회 상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조합은 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서울동부지법에 계약변경 무효 민사소송을 제기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지난 2016년 2조 6000억 원 규모의 공사계약을 체결했다가 2020년 6월 5200억 원대의 증액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조합 측에서는 전 조합장이 조합원의 동의 없이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등 당시 계약이 절차적으로 위법하게 이뤄졌다며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전 조합장은 해당 계약서를 작성한 당일 조합원들로부터 해임됐다.
이에 시공사업단은 ‘조합 내부의 문제’라고 지적하며 적법한 절차와 계약에 따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조합에 ‘계약이행 독촉 및 공사중단 최고’의 내용증명을 통해 지난달 11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내달 15일부터 공사가 중단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지난 14일에는 이 같은 내용을 강동구청,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협력업체, 감리 및 설계사에도 보냈다.
시공사업단은 “공사 실착공 후 2년 이상(철거공사를 포함하면 3년 이상)이 경과한 현재까지 1원 한 푼 받지 못한 채 약 1조 6800억 원을 투입해 외상 공사를 수행 중”이라며 “더 이상의 공사수행이 불가능해 공기연장(약 9개월) 요청 및 공사중단을 통보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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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
한편, 시공사업단은 오는 19일부터 둔촌주공 단지 내 모델하우스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직접 설명회를 열어 현재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다.
시공사업단에 따르면, 이번 설명회에서는 공기지연 및 공사중단에 따른 입주일정 변경과 예상 문제점 등을 조합원에게 전한다.
시공사업단은 지난 17일 설명회 안내를 위해 조합원 명부 정보 제공을 조합 측에 요청했으나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명부 제공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이날 받았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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