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워싱에 이어 서버 관리 의혹까지, 버려진 사업의 최후
[메가경제=정호 기자] 12월 서비스 종료 소식을 전한 워니버스가 시스템 긴급 점검에 들어가는 빈도가 늘고 속도 저하·폭주 현상에 CJ그룹 내 임직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선택과 집중에서 'IP(지식재산권) 커머스 플랫폼' 워니버스가 결국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는 가운데 사실상 방치된 것이라는 지적이 불거지는 이유다.
2일 관련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최근 워니버스는 '서비스 시스템 점검 중'이라며 "일시적으로 점검 중이오니 잠시 후 이용 부탁드린다"며 "더욱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항상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문제 발생 전에는 홈페이지 페이지 마비와 접속이 되지 않는 문제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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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워니버스는 '서비스 시스템 점검 중'이라는 공지를 게재했다.[사진=워니버스 캡처] |
현재 홈페이지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방치 의혹'이 계속 남아있는 상황이다. 서버가 과부화되는 현상은 이용자 유입을 관리하지 못해 특정 홈페이지 데이터가 수용 한계에 부딪쳤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두고 결국 사업을 정리하는 가운데 서버 관리 인력이 부족해 발생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피해를 입은 CJ그룹 계열사의 임직원은 "복지 포인트를 소진하려고 하는데 의도적으로 막아둔 것 아니냐", "워니버스를 이용하려는 데 속도가 느린 게 느껴진다", "이러니깐 서비스 종료를 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들이 불거졌다.
홈페이지 접속 오류 문제는 설비 관리 인력이 사전에 대비해 막을 수 있는 문제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데이터를 수용하는 서버는 외주 업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에 단적으로는 관리 방만으로 볼 수 없다"며 "하지만 유동 이용자 추이를 확인하고 미리 홈페이지 접속 과부화를 방지하며 신속히 복구하는 데에는 결국 관리 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홈페이지 접속이 신속하게 복구되지 않았거나 사전에 관리를 대응할 인력이 부족하다면 방치로 볼 수 있는 문제"라고 부연했다.
워니버스가 서비스 정리 절차를 밟는 가운데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워니버스가 정리 수순을 밟으며 CGV, tvN SHOP, CJ ENM 투니버스몰 등 CJ 보유 IP와 조구만 스튜디오, 제주愛퐁당 등 크리에이터들의 브랜드 사업은 사실상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워니버스의 사업 정리 배경에는 수익성이 밑바탕으로 깔린다. 유인상 CJ올리브네특웍스 대표의 발언과도 부합한다. 유 대표는 2026년 매출 1조원, 기업가치 1조원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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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인상 CJ올리브네특웍스 대표이사는 2026년 매출 1조원, 기업가치 1조원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사진=CJ올리브네트웍스] |
유 대표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CEO 타운홀 미팅을 겸한 온·오프라인 비전 선포식에서 "수익성 중심 경영을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신규사업 투자와 M&A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를 키운 것은 사업성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ESG까지 등한시했다는 점이다. 워니버스는 크리에이터에 IP 경쟁력과 브랜딩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하며 '상생경영'에 기여하는 것이 사업의 운영 방침이었다. CJ 임직원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 캐릭터 브랜딩 상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사업을 정리했을 때 피해는 고스란히 캐릭터 창작자들과 CJ 임직원들에게 돌아오는 악순환을 만들어낸 셈이다.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홈페이지 환경은 불편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방치된 사업이 갖는 수순을 보여주는 예시로 들 수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830억원, 영업이익 164억원을 거두며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워니버스와 마찬가지로 방치되는 사업이 생길 가능성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실제 홈페이지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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