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커피 프랜차이즈 본사들 불똥 튈까 잔뜩 긴장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피자헛으로 촉발된 '차액가맹금' 소송 파장이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피자헛과 유사하게 가맹점주들로부터 차액가맹금을 관행처럼 받아왔기 때문이다.
차액가맹금 관련 소송이 업계 전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자 법무법인 '태평양'은 지난 13일 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차액가맹금' 소송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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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자헛이 쏘아올린 '차액가맹금' 소송이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피자헛 홈페이지] |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피자헛이 쏘아 올린 차액가맹금 소송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프랜차이즈 본부가 대응해야 할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평양은 피자헛 소송의 법률 대리인이기도 하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를 개최한 배경으로는 중소 프랜차이즈 본부의 경우 '차액가맹금' 소송과 관련해 이해도가 낮은 경우가 많아, 현안 설명회 차원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혹시라도 유사 소송이 번질 수 있느니 본부들이 잘 점검해 대응하라는 취지"라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피자헛이 차액가맹금 소송에서 패소하자 치킨, 커피 등의 프랜차이즈 본사들로 '불똥'이 튈까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들이 가맹점주에게 로얄티를 수취하는 경우가 드물어 물건 값에 이익을 붙여 가맹점주들에게 관행적으로 부담을 지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자칫 부당이득으로 판결이 나게 되면 피자헛과 같은 입장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차액가맹금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공급하는 필수물품에 추가로 중간이윤을 붙여 납품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사업으로 로얄티와 함께 관행처럼 차액가맹금을 받아 왔다.
가맹점주가 필수품목에 중간이윤을 붙인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경우에는 피자헛의 소송사례처럼 가맹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배상해 줘야 한다. 피자헛은 최근 관련 소송에서 패소해 가맹점주들에게 210억 원의 부당이득을 배상해 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피자헛 차액가맹금 사건' 2심에서 점주들을 대리해 승소 판결을 끌어낸 현민석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가맹사업 분야에서는 가맹본부가 필수품목 명목으로 가맹점에 원부재료 구입을 강제하면서 해당 필수품목의 구입 원가에 중간이윤까지 임의로 덧붙여 수익을 창출하는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 만연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변호사는 "이번 소송을 통해 이러한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 시정돼 앞으로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돈벌이의 상대방으로 인식하지 않고, 상생협력의 관계로 인식하는 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7월 가맹본부의 필수품목 지정 및 가맹금 수취 현황 등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섰다. 올해 7월 3일부터 가맹계약서에 필수품목의 종류와 공급가격 산정 방식을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또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가맹본부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하는 정보공개서에 직전 사업연도의 가맹점당 평균 차액가맹금 지급 금액과 직전 사업연도의 가맹점당 매출액 대비 차액가맹금 지급 금액의 비율을 의무 기재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가맹본부의 과도한 필수품목 지정과 차액가맹금 수취가 가맹점주의 경영 여건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어 온 만큼, 실태조사를 통해 필수품목과 관련한 시장의 불합리한 관행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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