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아사히주류, 日 원전 오염수 방출 '악재'까지...3년간 매출 86% 줄어 ‘존폐 위기’

이석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4-14 14: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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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48억 매출이 지난해 173억까지 떨어져...마케팅도 개점휴업
올해 2월 임직원 60% 구조조정 진행...일본 원전 오염수 방출 여파도

롯데아사히주류가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 이후 국민 정서 악화로 불매운동을 겪으면서 지난해 매출이 3년 전보다 7분의 1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발생한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기로 결정하자 한동안 잠잠했던 반일감정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악재가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아사히주류의 상품 판매액은 173억 원으로 전년도 623억 원과 비교해 72.2%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8년 매출액 1248억 원에 비하면 무려 86.1% 감소한 수치다.

지난 2000년에 설립된 롯데아사히주류는 일본 대표 맥주 브랜드 ‘아사히’를 수입하는 회사로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대주주다. 지분율은 50%이지만 나머지 50%를 보유한 롯데칠성음료보다 단 2주를 더 가지고 있다.

3년 전 국민들 사이에서 ‘노 재팬’ 운동이 들불처럼 번져간 이후 편의점, 마트 등 유통업체 매대에서 아사히 맥주를 찾아보기가 어렵게 됐다. 그나마 롯데 계열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이 롯데아사히주류가 납품가를 30% 내려 공급하겠다는 제안을 받아들여 할인판매에 나섰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냉정하게 등을 돌렸다.

이는 한때 일본산 맥주가 유통가를 휩쓸었던 시절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반면에 국내 주류업체들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하이트진로가 내놓은 테라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돌풍을 일으켜 10년 동안 적자를 기록했던 맥주 부문을 흑자로 돌려놓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 출처=롯데아사히주류 감사보고서


롯데아사히주류는 국민들의 반일 정서가 누그러질 시기만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마케팅 활동도 멈췄다. 지난해 롯데아사히주류의 광고선전비, 판매촉진비 등 마케팅비용 집행 규모는 전년도의 10% 수준밖에 안 된다.

지난 2년간 대규모 적자를 일으키면서 재무건전성도 급속히 악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2019년 영업손실은 198억 원이며, 지난해에는 다소 줄어 124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비교적 넉넉했던 곳간도 순식간에 비워졌다. 이익잉여금은 지난 2018년 말 256억 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결손금이 77억 원이나 쌓였다. 올해도 큰 폭의 적자가 나타난다면 자본잠식 위기다.

이 같은 여파는 당장 고용에 직격탄을 날렸다. 롯데아사히주류는 경영난 극복을 위해 지난 2월 말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전체 근로자 중 60%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와 관련된 비용이 14억 원 가량 발생했다고 회사 측은 공시했다.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배출하기로 결정한 13일 오후 서울 도봉구 창동 하나로마트 창동점 수산물코너에서 관계자가 '일본산 수산물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향후 전망도 낙관하기 어렵다.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 이후 일본제품 불매운동 여파가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이슈까지 불거져 소비자들의 일본 주류 기피 현상이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 철수설도 모락모락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 주류제품이 국내 시장에서 예전만큼 성장할 수 있는 시기는 당분간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이 출시한 주류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데다 이번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여파로 소비자들의 일본 주류 외면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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