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 영향, 자기자본·순이익 대비 미미한 수준"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메리츠캐피탈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모회사인 메리츠증권으로부터 500억원을 지원 받는 가운데 당장 신용등급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9일 이사회를 열어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신주 400만주를 1주당 1만2500원에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메리츠증권 대상,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된다. 메리츠증권은 오는 16일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고 이튿날 신주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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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리츠금융지주] |
메리츠증권 측은 “이번 유상증자는 자회사 메리츠캐피탈의 유상증자 참여에 따른 자본 건전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메리츠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이며, 메리츠캐피탈 또한 메리츠증권이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다.
같은 날 메리츠캐피탈도 별도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캐피탈은 100만주를 신주로 발행하고, 1주당 5000원에 총 5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발행 목적은 운영자금 확보로 명시됐다.
이번 자본 확충은 그룹 내부에서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자금 수혈 구조로, 메리츠금융지주가 증권에 출자하고 증권이 다시 캐피탈에 출자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메리츠캐피탈의 재무안정성을 확보하고, 증권 및 금융 계열사 전반의 자본비율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유상증자 참여가 메리츠증권의 신용도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500억원은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및 순이익 규모를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리츠증권은 IB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증권 산업 내에서 우수한 경쟁지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고 우수한 손실완충력을 보유하고 있어 즉각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나신평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시장금리 상승 및 부동산 경기 하락 등으로 메리츠캐피탈의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돼 자회사인 메리츠캐피탈에 대한 재무적 지원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신용도에 부담 요인”이라고 짚었다.
메리츠증권은 앞서 지난해 6월에도 메리츠캐피탈의 2000억원 규모의 유증 지원에 나선 바 있다. 메리츠캐피탈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이었다.
메리츠캐피탈의 올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이 기간 고정이하여신(무수익여신이자 부실채권) 잔액 67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2251억원 대비 198.1%(4459억원) 확대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3%에서 9.6%로 6.3%p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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