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 구본걸 회장 '문어발 사업' 확장에 실적 날벼락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4-02-14 15: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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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충격에 코람코 '캐시카우'에서 '레드 오션'
노장 이효리 소환했는데...영업이익 66.37% 추락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패션기업 LF가 신사업에 발목이 잡히며 영업이익이 66% 추락했다. 시장에서는 실적 악화가 본격화되면서 구본걸 LF 회장이 공을 들여온 사업 다각화 전략이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F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6.37% 줄어든 622억 원으로 나타났다. 순이익도 754억 원으로 절반 이상(57.5%) 줄었다. 

 

▲ 구본걸 회장의 LF 가 사업 다각화 전략 실패로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사진=연합]


LF는 본업인 패션사업에서 이효리를 앰버서더로 발탁하면서 '리복' 마케팅을 강화했으며,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명품 브랜드 '빠투' 등의 신규 브랜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신규 브랜드 론칭에 따른 마케팅 비용과 유통망 확장 등의 투자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코람코자산신탁(이하 코람코)이 부동산 업황 침체로 실적이 크게 악화하며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코람코는 지난 2019년 LF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한 부동산금융 전문기업이다. 인수 첫해인 2019년 1212억원의 매출을 냈고, 2022년에는 1972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1억원에서 906억원으로 9배 이상 뛰며 LF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2022년 LF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8%, 16.6% 증가했다.

앞서 구 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해서 점검하고 신규 사업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서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며 코람코 인수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의 인수를 추진했다. LF는 패션사업이 주축이지만 부동산, 식품, 호텔·레저사업으로 영역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구 회장의 사업다각화 전략을 두고 패션사업의 성장세 둔화로 인한 돌파구 마련 차원으로 해석했다. 다만 사업다각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정도로 신사업에 치중하면서 패션 본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실적 부진은 이러한 우려를 현실화시켜 구 회장의 사업 확장에 분기점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LF의 다각화 전략도 본업과 관련이 없어 전체 사업구조에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 한계를 노출했다. 이른바 단순 성장을 위한 비관련 다각화 전략의 실패 사례로 개별 사업의 업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막대한 사업관리 비용만 지출할 공산이 크다.

LF 신사업의 핵심인 코람코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부동산 시장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와 신규 개발 사업지 감소, 미분양 사태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시장 회복을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문제는 LF의 코람코 의존도가 극심해졌다는 것이다. 2022년 LF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1851억원 중 코람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48.9%로 절반 가까이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 코람코의 적자 전환에 LF의 실적도 영업손실로 돌아섰고, 3분기 코람코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자, LF도 영업이익 119억 원을 내며 반등세를 보였다. 이는 LF가 본업인 패션보다 부동산 사업에 따라 수익이 좌지우지되는 구조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수익 포트폴리오의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식품 사업도 정체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LF푸드는 2017년 일본 식자재 유통업체인 모노링크와 유럽 식자재 유통업체 구르메F&B코리아를 인수한 바 있다.

LF푸드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130억원, 3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2년 3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했지만, 누적적자가 이어져 왔다. 영업이익률도 식품업계 평균인 5% 전후를 밑도는 2.5% 수준을 보인다.

이자 발생 부채가 늘어나는 점도 위기를 더하고 있다. 2022년 5,165억 원 수준이었던 이자 발생 부채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6499억원으로 25.8% 치솟았다. 수익성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부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주가도 내리막 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년간 LF의 주가는 18000원대에서 13000원대로 주저 앉았다.

'역대급 실적 악화'라는 초라한 성적표는 4연임을 앞둔 전문 경영인 오규식 부회장의 재신임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 부회장은 2012년 대표이사에 선임된 후 내리 3연임에 성공했으며, 임기는 오는 3월까지다.

한편 LF 관계자는 "부동산 업황 악화에 따른 부동산 금융 부문의 매출 감소와 일회성 비용이 반영돼 이익이 감소했으며, 패션 신규 브랜드 출시에 따른 마케팅, 유통망 확장의 투자 비용 증가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브랜드별 '제품력','유통망','콘텐츠'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 실적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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