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반도체 기업 약진 간과"…신영증권의 고백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12-31 08:41:08
  • -
  • +
  • 인쇄
"개별 기업 약진 현기증 날 정도", "중국 공급 증가 리스크"
배당 유보 등 한국 시장 누적된 문제 지적과 희망도 엿봐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중국 개별 기업들의 약진은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의 약진, 범용 D램 시장서 중국업체는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신영증권이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나의 실수' 보고서를 30일 발간해 주목받고 있다. 신영증권은 메모리 반도체와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약진을 간과한 것을 가장 큰 실수로 꼽았다.

 

▲[자료=신영증권]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고서에서 “올해 가장 큰 실수는 중국 기업들의 약진을 간과했다는 점”이라며 “전기차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놀라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부터 시작된 대중 규제가 중국과 경합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나름의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는데, 그 시효가 거의 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중국은 기술 혁신뿐 아니라 덤핑(저가 밀어내기) 공세로도 우리나라를 압박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그는 “철강과 석유화학·태양광·디스플레이·2차전지 등 분양에서 중국발 공급과잉이 감지되고 있다”며 “여기에 트럼프의 관세 부과 협박에 맞서기 위해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용인하고 있는 듯한 위안화 약세도 한국 경제에는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개별 기업들의 약진은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와 닛산의 합병 추진과 독일 폭스바겐의 공격적 구조조정은 중국차의 부상에 대한 자구책으로 볼 수 있다"며 "삼성전자에 대한 걱정 역시 꼭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뒤쳐진 데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범용 D램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존재감을 높인 탓"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주식시장의 만성적인 문제를 과소평가했다고 반성한 의견도 나왔다.

 

박소연 연구원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선진국과 달리 지주사와 계열사가 중복 상장 돼 있고, 신생 자회사를 모회사가 지원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배당보다는 유보와 재투자를 선호한다"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켜켜이 누적돼 있음에도, 이러한 문제들을 몇가지 세제 혜택이나 규제 완화 정도로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 점이 올해의 가장 큰 실수"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밸류업 프로그램은 연초부터 빠르게 달아올랐지만, 그만큼 식는 속도도 빨랐다"며 "다만 시계는 거꾸로 흐르지 않을 것으로 본다. 기업과 투자자, 대주주와 소액주주, 유보와 분배의 균형추를 잡기 위한 노력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전망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을 간과했던 것이 문제"라며 "연말 반도체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중국 공급 증가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고 성찰했다.

 

그는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캐파가 전체 D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 하반기께나 D램 가격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성수1지구 조합 “재입찰 한다”
[메가경제=이준 기자] 하반기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인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이하 ‘성수1지구’) 조합이 재입찰을 실시한다고 이달 6일 밝혔다. 성수1지구 조합은 이달 4일 대의원 회의에서 ‘기존 입찰지침 유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승적으로 입찰지침을 변경, 다수의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조합의 재입찰

2

KT&G 상상마당, 전자음악 주제 전시 ‘전율’ 개최
[메가경제=심영범 기자]KT&G는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에서 오는 10월 19일까지 전자음악 장르의 전시회 ‘전율’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KT&G 상상마당 춘천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음악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는 사운드 아티스트 4인의 작품이 공개됐으며, 전자음악 특유의

3

CJ CGV, 대학생 대외활동 ‘Campus Crew' 3기 성료
[메가경제=심영범 기자]CJ CGV는 대학생 대상 대외활동 프로그램인 ‘CGV Campus Crew(이하 ‘캠크루’)’ 3기 활동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5일 밝혔다. 캠크루는 CGV에 관심 있는 대학생을 선발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2023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로 3기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총 19명이 선발돼 한 달간 활동에 나섰다. 특히 지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