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유통채널 확보·제품 홍보효과 '상부상조' 노려
[메가경제=정호 기자] "정확한 집계는 되지 않지만 다이소 명동점에 경우 반 이상이 외국인일 정도로 많은 발길이 몰린다. 2009년부터 화장품 품목을 판매해왔으며 현재는 색조를 비롯해 346개 제품이 마련돼 있다."
다이소 관계자가 남긴 말이다. CJ올리브영과 무신사의 K뷰티 전쟁에 아성다이소가 가성비·품질을 주무기로 강력한 '복병'으로 떠올랐다. 아성다이소는 고물가 상황에서 5000원 미만의 뷰티 상품을 내세우며 외국인 관심몰이에 나섰다. 중견 뷰티기업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또한 다이소 전용 제품까지 출시하며 지원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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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소 명동점에 위치한 뷰티 매장.[사진=정호 기자] |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스킨케언 브랜드 '미모 바이 미몽드' 출시하며 젊은 소비자를 겨냥했다. 해당 제품군은 '로지-히알론 라인', '피어니-티놀 라인'에서 각 4개씩 총 8개가 마련됐다. LG생활건강은 앞서 바디케어 브랜드 온더바디에 세컨드 브랜드 '퓨아더마'를 입점시켰다. 7월에는 새 브랜드인 '케어존'을 런칭했으며 이달에는 트레플 케어 전문 브랜드 'CNP 바이 오디-티디'를 론칭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뷰티 기업의 지원을 두고 편집숍 시장을 장악한 올리브영의 견제가 밑바탕에 깔려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스크팩을 기준으로 다이소 '메디필 물광팩'이 1ml당 187원인데 반해 올리브영 '메디필 물톡스 랩핑 마스크팩'은 285원 수준에 가격 차이가 있다. 가격 경쟁력 우위에 있는 다이소를 지원해 올리브영의 시장 독점을 견제하려는 의도다.
기업 입장에서는 박리다매를 추구해야하지만 다이소에 납품을 진행하며 신규 유통 채널 확보와 제품군 홍보 측면에서 '상부상조' 효과를 볼 수 있다.
두 대형 화장품 기업의 다이소 지원을 두고 올리브영과 무신사는 뷰티에서는 제품과 규모 면에서 앞서지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올리브영과 무신사는 성수에서 특히 대립을 예고하고 있다. 두 업체의 신경전은 무신사가 올리브영의 주요 상권으로 점찍은 성수점에 오프라인 행사를 마련하며 시작됐다.
무신사가 지난 8일 개최한 '뷰티 페스타' 팝업에서는 1만8000여명의 발길이 몰리며 7배 이상 월등한 평균 거래액을 기록했다. 행사 참가 주체는 80% 신생 브랜드를 비롯해 총 41개 브랜드가 참가했다. 월등한 성장세에 힘입어 무신사는 내년 성수동에 2500평 규모의 편집숍에 상설 화장품 코너 개설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브영 또한 성수동을 주요 거점으로 삼아 전국 각지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여행객을 겨냥해 성수역의 이름을 10억원을 들여 '성수(CJ올리브영)역'으로 개명하져 선전 효과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올해 하반기 중에는 5층 규모의 초대형 올리브영 매장을 개장해 광고 명소를 추구하고 있다.
수도권 외로도 전주와 경주에도 올리브영의 거점을 마련했다. 경주 황남점은 65평 규모로 경주 대표 문화유산 대릉원과 첨성대에 인접해 관광객 발길을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앞서 4월에도 같은 목적으로 전주객사점이 문을 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이소는 점포 수로 따지면 규모가 적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성수동에는 매장이 마련돼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뷰티 규모면에서 입지를 키워가는 다이소가 향후 위협이 될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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