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자율영업활성화 위한 도입…정착화면에선 의견분분
보고·평가체계 '이중고'여전…직원들 효율성 의문 등 불만↑
'커뮤니티장' 권한 관련 논란…사측"폐지 검토 없다" 일축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신한은행이 영업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과거에 도입한 '커뮤니티 협업'제도와 관련 뒷말이 무성하다. 최근에는 제도 폐지 수순까지 밟는다는 말이 나오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효율성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지역 인근 지점끼리 묶어 놓치는 고객을 확보해 영업에 대한 시너지를 꾀한다는 것이었지만, 직원들의 평가체계가 '이중고'를 겪으면서 의견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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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남대문 본사 전경. [사진=신한은행 제공] |
12일 은행권과 메가경제 취재결과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내달 영업점 현장 중심으로 인사개편을 대대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번 인사 개편 검토 내용 중에 내부적으로 커뮤니티 협업제도가 포함될 지에 대해 신한은행 안팎의 지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커뮤니티(Community) 협업 체계제도는 신한금융그룹 내 ‘기획통’이라 불리는 김기흥 현 부행장이 과거 영업기획 부장이던 시절에 기획한 제도다. 분리돼 있던 리테일 지점과 기업 지점들을 합쳐 협업을 하겠다는 의미에서 지난 2016년 처음 도입됐다. 당시 1월 4일부터 소매 영업점과 금융센터를 포함한 인근 6~7개 내외의 영업점을 그룹화하기도 했다. 현재는 120 여 커뮤니티 그룹화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예를 들어 서소문지점과 남대문지점, 파이낸스센터지점과 광화문 지점을 하나로 묶어서 광화문 커뮤니티라고 하고, 광화문 지점장을 커뮤니티장으로 직책을 변경했다. 커뮤니티장은 해당 통합된 지점들의 평가나 영업, 인력 운용들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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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한 영업점 내부 전경 모습. [사진=신한은행 제공] |
현장에서 뛰는 커뮤니티장의 권위는 그룹장 개념으로 여겨진다. 본부장과 지점장 사이에 있는 직책이다. 커뮤니티 장은 인사부 권한 아래 선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발령조치 개념으로 인사가 이뤄진다. 커뮤니티 장들은 커뮤니티 그룹내 인력 배치라던가 인사평가 및 영업 결정 등을 하게 돼 있다.
일선 현장에서는 커뮤니티장의 권위나 제도가 숨은 이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도입된 지 7년 됐지만, 완전 정착화라기 보다, 반정착화 개념으로 수명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근 지점끼리 합쳐 협업체계로 연계해 영업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 당초 취지 내용이었으나, 실상은 효율적인 운용이 안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이 전반적으로 비대면 거래 확대로 인한 지속된 지점 페쇄 및 통폐합을 밟고 있는 과정에서 그룹협업체계가 사실상 시대흐름에 맞지 않아 자연히 없어질 것이라는 말도 지배적이다.
하지만 사측에선 커뮤니티 협업체계제도 논란 관련 "문제가 없다"라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인사부에서 특별히 이 제도에 폐지 계획을 언급한 적이 없다"라며 "일부 현장들 사이에서 나온 소문에 불과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커뮤니티협업체계제도가 당장은 아닐지라도 내년에 폐지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커뮤니티협업체계 제도의 효율성 의문 때문이다.
직원들은 이 제도로 인해 오히려 영업에 대한 실적 압박은 거세지고 업무 관련 이중 보고체계가 진행되면서 꾸준히 불만이 있어왔다는 주장이다.
신한은행 한 영업점 직원 A씨는 “커뮤니티 협업체계 제도는 사실 숨은 이면들이 많다”며"커뮤니티 내에서 옥상옥 가리기가 심화됐다는 점이 직원들 사이에서 큰 불만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예컨대, 실적압박으로 인한 과도한 회의문화가 생겼으며, 성과주의 구조로 진행되다보니 이를 최하위직급과 기능직을 뺀 모든 직원을 성과연봉제로 바꿔 고연봉 구조에 무임승차하는 직원들도 생겨나고 있는 부분도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신한은행의 커뮤니티협업제도를 두고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고 지적한다. 커뮤니티장의 직책이 특별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자리가 아니기에 전체적으로 중심을 이루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리더역할이 분명해야 직원들도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의 경우 신한은행과 비슷한 시기 협업체계제도를 도입했지만 초창기 부작용 논란으로 인해 시끄러운 이슈가 있었다. 하지만 노사 간 협의를 통해 단장개념에서 탈피, 본부장제도로 탈바꿈 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현재 본부장 개념아래 그룹화 된 영업점 협업체계를 아울러 총괄하고 있다. 본부장은 KB내부에서는 임원이 되기 전 거치는 직책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의 협업체계제도는 신한은행과 달리 커뮤니티장이라는 개념이 아닌 본부장개념으로 영업지점을 총괄하고 있어 구심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업무효율성을 높이려면 그룹을 통제할 리더의 권한부여를 주게 하고 장단점을 다시 파악해 직원들의 업무강도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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