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100대 기업에 다니는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확률이 채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년 전보다 임원 승진 관문이 갈수록 더 좁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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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유니코서치 제공 |
3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가 올해 매출액 기준 100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반기 보고서에 명시된 전체 임직원은 83만 7715명으로 지난해보다 9727명(1.1%)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임원(미등기)은 6578명에서 6361명으로 217명(3.3%)이 줄었다. 비율만 놓고 보면 직원 수에 비해 임원 자리가 더 많이 사라진 것이다.
올해 100대 기업 전체 임직원 중 임원 비율은 0.76%로, 131.7명당 임원 1명꼴인 셈이다.
이번 조사 결과, 100대 기업의 임직원 수 대비 임원 비율은 지난 2011년 0.95%에서 2015년 0.94%, 2018년 0.8%, 2019년과 지난해에는 0.78%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유니코써치는 “대기업들이 2011년 이후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매년 임원 수를 점차 줄여오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으로 임원 감축에 가속 페달을 밟게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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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유니코서치 제공 |
한편, 100대 기업 중 회사별로 임원 비율이 다르게 나타났다. 임원 1인당 직원 수 기준으로 현대코퍼레이션 15.9명, LX인터내셔널 21.4명 등 높은 임원 비율을 보인 반면에 기업은행은 직원 920.9명당 임원 1명을 기록해 가장 낮은 비율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증권업이 임원 1인당 직원 수가 52.3명으로 조사됐으며, 무역(64.9명), 석유화학(73.9명), 보험(77.5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유통업은 임원 1인당 직원 수가 320.5명으로 집계돼 다른 업종보다 임원 자리에 오를 확률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도 조선·중공업(209명), 철강(202명), 항공·해운(199명), 건설(173.9명), 자동차(146.7명), 전기·전자(134.6명), IT·통신(119.3명) 등 업종에서도 임원 1인당 직원 수가 100명 이상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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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유니코서치 제공 |
재계 4대 기업의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삼성전자(101.7명→106.2명), SK하이닉스(189.5명→189.1명), LG전자(127.7명→128.8명), 현대자동차(150.1명→147.8명)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SK하이닉스는 임원 1명당 직원 수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 중 미등기 임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삼성전자의 전체 미등기 임원은 1052명으로 집계됐다. 임원 승진 확률은 매년 줄어 2014년 1.24%에서 올해 0.94%를 기록했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최근 대기업들이 사업 속도 및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임원 직급별 단계를 좀 더 단순화하고 임원 수도 줄이는 추세”라며 “일반 직원이 임원으로 진출할 기회는 과거보다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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