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경기 침체 우려에 부동산원 조사 개시 이래 가장 크게 떨어져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20주 연속 하락세…45주째 매도 우위 지속
美 3연속 자이언트스텝에 국내 ‘빅스텝’ 공포 엄습…“집 사겠단 사람 없어”
매매가격이 17주 연속 내리고 매매수급지수가 3년3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는 등 서울 아파트 시장의 하향 경직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가파른 금리 인상과 추가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로 최악의 거래공백이 이어지면서 거래시장이 점점 더 가라앉고 있어서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3주째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2.8(21년6월28일=100.0)이었다. 이번주 전주 대비 변동률은 0.17%로 지난주(-0.16%)보다 낙폭을 키우며 17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의 낙폭은 2012년 12월10일(-0.17%) 이후 9년9개월 만에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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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 값은 지난주 대비 0.19% 떨어지며 2012년 5월 한국부동산원의 시세조사 시작 이후 가장 최대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25개구 가운데 도봉(-0.31%), 노원(-0.28%), 종로·중·서대문(-0.25%)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예고와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급매 일부만 거래되는 공백 상태의 지속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서울=연합뉴스] |
지난주에 이어 도봉구 아파트값이 -0.31%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노원(-0.28%), 종로·중·서대문(-0.25%), 은평(-0.24%), 성북(-0.23%), 송파구(-0.22%) 등이 많이 내렸다.경기도(-0.21%→-0.25%)와 인천(-0.29%→-0.29%)도 약세가 이어지며 수도권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3%를 기록, 지난주(-0.20%)보다 낙폭을 키웠다.
수도권 하락폭은 2012년 8월6일(-0.24%) 이후 10년1개월 만에 최대다.
경기도는 수원 영통구(-0.44%), 의정부(-0.43%), 의왕(-0.40%), 화성(-0.42%), 광명시(-0.41%) 등지가 하락을 주도했다.
정부가 지난 21일 열린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한 인천 연수(-0.36%)·남동(-0.21%)·서구(-0.31%) 등지도 여전히 하락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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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3주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출처=한국부동산원] |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도 지난주(-0.16%) 대비 0.19%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2012년 5월7일 아파트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후 10년4개월 만에 최대 하락이다.
지방 5대 광역시 역시 –0.22%로 지난주(-0.16%)보다 하락폭이 더 커졌다. 부산(-0.15% → -0.20%), 대구(-0.22%→-0.24%), 광주(-0.13% → -0.16%), 대전(-0.27% → -0.32%), 울산(-0.18%→ -0.20%) 모두 전주 대비 더 내렸다.
투기과열지구만 풀린 세종시는 이번주 –0.44%를 기록, 지난주(-0.40%)보다 낙폭을 확대했다. 전주 대비 4주 연속 0.4%대 하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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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출처=한국부동산원] |
이같은 아파트 매매값 하락세 속에 ‘매도우위’의 거래절벽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9.5를 기록, 지난주(80.2)보다 더 낮아지며 지수 80선이 무너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5월 첫 주(91.1) 이후 20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팔려는 매도자가 집을 사려는 매수자보다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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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추이. [출처=한국부동산원] |
매매수급지수는 조사 시점에서의 상대 비교이지만 단순 수치로만 보면 이번주 지수는 2019년 6월 넷째주(78.7) 이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낮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15일 조사에서 99.6을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이 무너졌고, 이후 45주 내리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은 ‘매도 우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매도 우위 속에 ‘급급매’ 일부만 거래되는 최악의 거래 절벽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올해 들어 월별 거래량이 역대 최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파트 매매건수(계약일 기준)는 지난 7월(644건)과 8월(627건) 두 달 연속 600건 대에 그쳤다. 지난해 7월(4679건), 8월(4064건)과 비교하면 각각 86.2%와 84.6%나 감소했다. 거래절벽을 넘어 거래실종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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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4일 현재 서울 아파트 거래 현황. [출처=서울부동산정보광장] |
9월에도 거래 신고 기한이 일주일 남은 23일 현재까지 150건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9월 매매건수(2692건)의 6%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대로라면 9월 매매건수는 올해 최저였던 8월을 훨씬 더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들어 가장 많은 구로구(15건)를 비롯해 11건의 강서구와 성북구 등 3개 구 만이 매매건수가 서울 25개 구 중 10건을 넘고 있다.
작년 9월(2692건)과 10월(2196건) 2천건 대였던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11월(1360건) 1천건대로 내려온 뒤 올해 1월(1092건)까지 3개월 연속 1천건대 초반을 보였다. 이어 2월(820건) 1천건 밑으로 줄었다가 3월(1429건)부터 6월(1080건)까지는 1천건대를 기록했으나 7월부터는 600건대까지 뚝 떨어졌다.
최근 5년 간 월별 최다 매매건수를 보면 금석지감이다. 17년은 1만4935건(7월), 18년은 1만5038건(8월), 19년 1만1588건(10월), 20년 1만5623건(6월), 21년 5760건(1월)이었다.
지난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우리나라도 내달 1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0.5% 인상) 가능성을 포함한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파트 매매시장은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데다 경기 침체, 집값 하락 우려가 확산하며 당분간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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