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부산 농수로 살인사건, '2명이상 남성과 뒤바뀐 혈액형 O형 DNA' 19년 전 장기미제사건 단서 될까

유지훈 / 기사승인 : 2019-11-09 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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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유지훈 기자] 성폭행 살인범의 혈액형이 A형인 줄 알고 용의자를 추적했지만 끝내 잡지 못하고 장기미제로 남았던 사건의 용의자 혈액형이 19년 후 재감정한 결과 O형으로 바뀌었다면 도대체 어디서 잘못된 것일까?


9일 밤 11시 10분 방송되는 SBS탐사취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이러한 연유로 수사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는 부산 미제전담팀의 1번 사건 ‘부산 농수로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금부터 19년 3개월여 전의 일이었다. 2000년 7월 28일 부산 강서구 대저동 농수로에서 한 여성이 숨져 있는 것을 점심 식사를 마친 인근 공장의 직원이 발견했다. 시신은 검정색 치마와 반팔 티를 입고 있었지만 속옷과 신발은 벗겨진 채였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숨진 여성은 시신이 발견된 농수로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미용실에서 일하던 이은정(가명)씨로 확인됐다. 은정씨는 전날 밤 미용실 동료들과 ‘젊음의 거리’라 불리는 덕천 로터리 부근에서 12시까지 회식을 즐긴 뒤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동료들을 배웅하고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은정씨는 도보로 5분 거리의 집이 아니라,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낯선 농수로에서 13시간 뒤 시신으로 발견됐다.


범행 장소는 인가가 드문 공장지대로 좁은 1차선 도로로만 접근이 가능한 곳으로, 밤에는 차량 통행이 거의 없고 근처에 CCTV도 없는 곳이었다. 농수로 앞은 대부분 논이어서 공장직원들이 퇴근한 이후부터 새벽 동이 트기 전까지는 인적이 거의 없었다.


조사 결과, 은정씨의 사인은 목졸림으로 인한 액사였고, 몸에는 성폭행의 흔적과 함께 A형 남성의 정액이 나왔다. 그럼에도 어떤 저항흔도 확인되지 않은 특이한 사건이었다.


제작진에 따르면, 법의학자인 이호 교수는 이와 관련해 “1:1의 관계라면 더 많은 폭행 흔적이 있다. 그런 관계로 본다면 1:1보다는 두 명 이상일 것이다”라고 범인이 복수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이 밤이 되면 인적이 없는 곳이라는 점에서, 이곳을 잘 아는 사람이 범인일 것이라고 추정하는 한편, A형 남성의 정액을 근거로 동종 전과 및 인근에 사는 수백 명의 A형 남성들을 조사했다. 하지만 은정 씨의 몸 속에 남아 있던 DNA와 일치하는 용의자를 끝내 찾지 못해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았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공]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공]


이처럼 19년 간 전혀 사건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중 의외의 상황이 드러나며 사건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얼마 전 부산청 미제사건 전담팀의 요청으로 증거품들에 대한 DNA를 재감정한 결과 용의자의 혈액형이 A형이 아니라 O형으로 바뀌었다.


과거 감정결과에 결정적인 오류가 있었다면 수년간 A형 용의자를 쫓았던 경찰은 그간 힘들게 헛된 수사만 한 셈이다. A형 남성들이 돌연 조사를 받는 가운데 실제 O형 용의자는 법망을 비웃으며 유유히 빠져나갔다는 얘기일 수 있다.


재감정에서 용의자의 혈액형이 바뀐 뒤 장기미제사건팀은 5천 페이지가 넘는 당시 수사기록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과연 은정씨를 죽음으로 몬 2명 이상의 남성은 누구이며, 몸 속에 남겨진 O형 DNA의 주인공은 범인일까? 이날 ‘그것이 알고 싶다’는 ‘부산 농수로 살인사건’을 재조명하고 19년 전 비명에 간 은정씨의 한을 풀 수 있는 사건의 단서들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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