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들' 청주 어린이집 부실 급식 공방 추적...급·간식비 진실과 해법은?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19-12-19 20: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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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지난해 한 시민단체에서 어린이집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28명 중 무려 70% 이상이 부실 급식을 경험했거나 급식 비리의 정황을 목격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부실 급식의 내용도 가지가지다. 닭 한 마리로 스무 명 분의 음식을 만들거나 아이들 급·간식비로 제사 용품이나 술을 사는 경우 등 부실 급식의 내용도 다양하다. 먹을 것이 남아돈다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어떻게 벌어질 수 있는지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19일 오후 방송되는 KBS 2TV '제보자들‘에서는 첫 번째 이야기로 급식 부실과 관련된 청주의 한 어린이집과 관련된 논란을 들여다본다.



[사진= KBS 2TV '제보자들' 제공]
좋은 급식을 맛있게 먹고 잘 자라야 할 어린이들에게 썩은 식자재로 형편없는 급식을 한다면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사진= KBS 2TV '제보자들' 제공]


제보자들 제작진은 청주의 한 어린이집 학부모로부터 들어온 충격적인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섰다고 전했다.


‘건더기 없는 국과 반찬, 냉장고 속 썩은 식자재...’ 방송 예고 내용이 전한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다.


4개월이 넘도록 냉동실에 방치된 떡을 간식으로 주고, 쌀 한 줌으로 흰죽을 만들어 스무 명의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상상하기 힘든 부실 급식이 있었다는 믿기 어려운 내용이다.


교사들의 내부 고발 자료 속에는 썩은 식자재, 세 숟가락 분량의 죽, 건더기 없는 멀건 국 등 충격적인 급식 실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한다.


부실한 급식을 강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다름 아닌 원장이라고 한다.


제보자들은 원장이 식자재 양을 정해놓고 적은 양만 만들 것을 교사들에게 강요했다. 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는 정량이 담긴 식판 사진을 보냈으며, 심지어 남은 식자재를 집으로 빼돌리기까지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KBS 2TV '제보자들' 제공]
[사진= KBS 2TV '제보자들' 제공]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청주시는 청원구의 A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에게 형편없는 급식을 제공한다는 학부모들의 만원이 접수돼 현장 조사를 벌인 뒤 시정명령을 내렸다.


청주시는 A 어린이집의 냉장고에 과일과 채소 등 일부 부패한 식자재가 보관된 것을 확인하고 폐기처분했으며, 지난달 11일 오전 식단표와 다른 간식이 나간 것도 CCTV 등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어린이집의 부실 급식 사태는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 해당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아동학대 혐의로 원장을 고발했다.


그런데 이런 어린이 집이 최근 인증 평가에서 무려 9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면 어떨까?


‘제보자들’ 방송예고에 따르면, 학부모들은 원장이 평가 기간에만 식자재 관리를 하는 등 인증평가제의 허점을 이용해왔고 부실 급식 문제 역시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심지어 제보에 나선 교사들의 정보를 뿌려 블랙리스트까지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한결같이 믿기지 않는 내용들이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의 입장은 어떨까?



[사진= KBS 2TV '제보자들' 방송 캡처]
[사진= KBS 2TV '제보자들' 방송 캡처]


어렵게 취재에 응한 원장은 제작진에게 오히려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모든 것은 교사들의 음모이고 자신은 억울한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처럼 청주의 한 어린이집 급식을 둘러싼 공방의 진실을 추적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좋은 음식을 잘 먹고 건강하게 자라야 하는 아이들의 식판과 관련한 논란은 이 일만이 아니다.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문제다.


일각에서는 터무니없이 낮은 정부 급·간식비로는 제대로 된 급식을 제공하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예산안에 책정된 어린이집 급·간식비 최저기준은 1900원"이라며 "올해 1745원에서 '찔끔 인상'된 이 돈으로는 아이들 배고픔을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1900원은 어디 가서 커피 반 잔, 라면 반 그릇도 못 사 먹는 돈"이라며 "최소 2600원은 돼야 하는 데도 정부와 국회는 아이들이 결국 '현대판 보릿고개'를 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충분치는 않더라도 투명한 회계 관리만 된다면 현재의 금액으로도 양질의 급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결국 적절한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얘기다.



아이들의 식탁이 돈의 논리에 좌우되면 안되는 이유가 아닐까? [사진= KBS 2TV '제보자들' 방송 캡처]
아이들의 식탁이 돈의 논리에 좌우되면 안되는 이유가 아닐까? [사진= KBS 2TV '제보자들' 방송 캡처]


이런 가운데 지난 2018년 대형 사립유치원 비리로 몸살을 앓았던 경기도 동탄 지역에서는 학부모들이 직접 나서 협동조합을 만들고 유치원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이날 제보자들에서는 이 협동조합이 추진하는 협동조합의 방향도 함께 생각해볼 예정이다.


이곳 학부모들에 따르면 투명한 회계처리와 교비 유용만 없다면, 현재 사립유치원 원비의 절반 수준인 월 25만 원만으로도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과 질 좋은 교육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한다.


끊이지 않는 어린이집 부실 급식 실태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유형·무형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날 ‘제보자들’은 진정 아이가 행복하고 안전할 수 있는 유아 보육 방향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될 듯하다. 이승태 변호사가 스토리헌터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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