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C형간염, '4년 주기 선별검사'가 가장 경제적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07-03 15:41:51
  • -
  • +
  • 인쇄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C형간염 예방과 관리를 위한 최적의 국가 전략으로 ‘4년 주기 선별검사’가 가장 경제적인 방안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는 최근 기모란 교수(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보건AI학과) 연구팀이 수행한 C형간염 선별검사 도입의 경제성 평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인의 연령대별 감염 특성과 치료 효과, 질병 진행 양상을 고려해 국가 차원의 선별검사 전략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

C형간염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우며, 감염자의 70~80%가 만성화된다. 장기적으로는 간경변과 간암 등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국내 간암 환자의 약 10%가 C형간염을 원인으로 갖고 있다. 특히 간암은 50대 남성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할 만큼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이다.

연구팀은 WHO의 C형간염 퇴치 목표인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 5명 이하, ▲사망률 2명 이하 달성을 위한 선별검사 전략을 다각도로 검토했다. 분석에는 30~79세 한국인을 기준으로 한 가상 코호트를 적용하고, 20년간의 질병 진행과 전파를 반영한 동적 전파 모델을 사용했다.

그 결과, 가장 빠르게 목표를 달성하는 전략은 ‘2년 주기 선별검사’(검진율·치료율 각 90%)였으나,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는 ‘4년 주기 선별검사’(검진율·치료율 각 80%)가 가장 우수했다. 해당 전략은 도입 17년 후 발생률 목표, 18년 후 사망률 목표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 지표에서도 4년 주기 전략의 점증적 비용-효과비(ICER)는 8,867달러, 편익비용비(BCR)는 1.60으로 나타나, 비용 대비 편익이 크고 건강 효과도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모란 교수는 “이번 연구는 C형간염 퇴치를 위한 선별검사의 당위성과 경제적 타당성을 입증한 것”이라며, “특히 4년 주기 전략은 비용 효율성과 정책 실현 가능성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의 C형간염 유병률은 약 0.6~0.8%로, 고령층일수록 유병률이 높다. 그러나 자발적 검진에 의존할 경우, 20년 뒤 사망률이 현재보다 3배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2025년부터 만 56세를 대상으로 한 일반 건강검진에 C형간염 선별검사를 포함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한국은 이미 국가건강검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보다 포괄적인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검사 확대가 가능하다”며, “WHO의 2030년 퇴치 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의 공익적 암 연구사업과 질병관리청의 만성감염병 코호트 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2025년 3월 국제학술지 Journal of Infection and Public Health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강원랜드, 세계 최초 AI 기반 ‘카운트룸 자동화 로봇시스템’ 본격 가동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강원랜드(대표이사직무대행 최철규)는 지난 9월부터 세계 최초로 AI와 로봇 기술을 결합한 ‘카지노 카운트룸 자동화 로봇시스템’을 도입해 2개월의 안정화 과정을 거쳐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이번 시스템은 슬롯머신과 게임 테이블에서 수거된 현금을 로봇이 자동 회수해 이송·계수·검사·포장까지 수행하는 첨단 설비다. 이를 통해

2

한국마사회, 자체 개발 DNA 검사기술로 말산업 경쟁력 강화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도핑검사소는 전라남도교육청 순천만생태문화교육원에서 열린 ‘2025년 대한수의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 한국말수의사회 심포지엄(Symposium 16)에서 경주마 친자감정 검사법 최적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이번 연구는 경주마 혈통 관리의 과학적 신뢰도 제고와 해외 상용기술 의존 탈피, 그리고 국내

3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훈훈한 결혼식 지원… 10년째 ‘제주와의 상생 약속’ 이어가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과 다문화 부부를 위해 결혼식 지원 사업에 나서며 ‘제주와의 상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7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제주신라호텔은 최근 서귀포시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사랑의 결혼식’에 참여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 두 쌍에게 숙박과 식사, 축하 케이크 등을 지원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