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뺑소니, 난폭·보복 운전, 무면허 운전 등은 제외
생계형 절도사범·지속적 폭력 피해자의 우발 범죄 등 인도적 배려도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반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국민 화합 및 위기 극복을 위한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특별사면을 실시한다.
정부는 2021년 새해를 앞두고 오는 31일자로 중소기업인·소상공인 등 서민생계형 형사범, 특별배려(불우) 수형자, 사회적 갈등 사범 등 3024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사면에는 서민들의 사회활동에 필수적인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생계형 어업인의 어업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제재 대상자 총 111만9608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도 함께 시행한다.
하지만 ‘민생 사면’이라는 취지 아래 정치인, 선거사범 등은 사면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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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총 3024명에 대한 신년특별사면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취임 첫해인 2017년 12월(6444명), 2018년 2월(4378명), 지난해 12월(5174명)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해 12월 사면 때 양심적 병역거부자 1천여명이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규모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이번 사면의 특징을 ▲서민 수형자, 불우 수형자 위주의 민생사면, ▲사면심사위원회의 내실 있는 심사,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 추가 사면, ▲법질서 확립과 조화되는 운전면허 제재조치 감면, ▲생계형 어업인에 대한 어업면허·허가 등 제재 특별감면 등 다섯 가지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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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신년 특별사면 실시. [출처= 법무부] |
이번 사면 내역을 보면, ▲일반 형사범 특별사면·감형·복권 2920명 ▲중소기업인·소상공인 특별사면·감형 52명 ▲특별배려 수형자 특별사면·감형 25명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 특별사면·복권 26명 ▲국방부 관할 대상자 특별사면·복권 1명 ▲운전면허 행정제재 특별감면 111만8923명 ▲ 생계형 어업인 행정제재 특별감면 685명이다.
정부는 사면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우선, 코로나19 위기 극복 취지의 특별 사면인 만큼 경제범죄 등으로 처벌받았으나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중소기업인·소상공인들을 적극 발굴, 이들이 재기하여 민생경제 회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장기간 정상적으로 사업체를 운영하다가 사업부진으로 인해 채무가 누적되어 거래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힌 사안, 피해금액을 개인 용도가 아닌 사업 용도에 소비한 사안, 피해자와 합의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한 사안 등과 관련한 중소기업인·소상공인 경제사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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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면허 특별감면 주요 내용 및 제외대상. [출처= 법무부] |
또한, 일반 서민들의 운전면허, 어업면허 관련 제재를 감면하여 생계형 운전자 및 영세 어업인들이 다시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도로교통법위반, 수산업법위반 등 생계형 행정법규 위반사범이다.
하지만 음주운전이나 뺑소니, 난폭·보복 운전, 무면허 운전 등으로 제재를 받은 이들은 제외했다.
인도주의적 배려 차원에서 중증환자 수형자, 장애 수형자, 유아대동 수형자, 부부 수형자 등 어려운 여건의 수형자 25명도 이번 사면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는 생활고로 식품・의류 등 생필품을 훔치다가 적발된 생계형 절도사범으로, 절취금액이 100만원 미만인 수형자 12명,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리다가 우발적으로 대항하는 과정에서 인명침해의 결과를 초래한 수형자 1명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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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갈등사건 관련자 26명. [출처= 법무부] |
특히 사회적 갈등의 치유와 지역공동체의 회복 도모 차원에서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 처벌받은 시민 등 26명을 특별사면에 포함시켰다. 이들은 2020년 신년 특별사면 이후 재판 확정된 7대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들 중에서 대상자들이다.
앞서 지난해 3·1절과 작년 연말 특사 때에도 '세월호 집회 사건' 등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들이 사면받았다.
신년 특별사면을 발표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면은 민생과 경제활동, 서민층 배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대상자를 선정했다"며 "새해를 맞는 국민이 더욱 화합해 코로나19로 야기된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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