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인사청문회서 "인기 없더라도 시그널 줘서 물가 오르지 않도록 전념"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0 03: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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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운용방향 “완화 정도 속도 조정하고 가계부채 연착륙 도모할 것”
“가계부채 못 막으면 더 큰 피해…금리만으로 불가능하고 범정부TF 필요”
빅 스텝 가능성 “아직 할 필요 없지만, 앞으로 물가상승 속도 보고 결정”
“대출규제 완화, 한꺼번 시행은 물가·거시경제에 부담…점진적 추진돼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는 “성장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도 물가안정이 이뤄지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한 속도로 조정하고, 이를 통해 가계부채 연착륙 등 금융안정을 도모하겠다”고 통화정책 운용방향을 예고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밝히며 “정부와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경제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에 대해 소통하고 조율할 예정”이라고도 말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국내 경제의 위험요인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 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 중국에서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으로 국내 물가의 상방 위험과 경기의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최근 증가세가 일부 둔화했지만, 그 수준이 높아 금융안정은 물론 성장에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금리 시그널(신호) 등을 통해 증가세를 계속 완화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금리 상승 영향으로 취약차주 등의 부실 위험이 현재화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청년 실업과 노인 빈곤,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켜 장기 저성장을 초래할 우려가 커졌다”며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우리 경제가 해결해야 할 중장기 도전 과제도 명시했다.

그러면서 “관련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정부와 민간 부채를 적절히 관리할 방안을 관계 당국과 함께 숙고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의 중장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은의 주요 연구 역점 분야로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경제의 디지털화, 녹색금융, 지역경제 균형발전 등을 꼽았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이어진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당분간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경기 속도가 크게 둔화하면 그때그때 조율하겠지만, 물가 상승 심리(기대인플레이션)가 올라가고 있어 인기는 없더라도 시그널(신호)을 줘서 물가가 더 크게 오르지 않도록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미국처럼 물가가 오른 뒤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 취약계층 등에 굉장히 많은 부작용이 있다”며 “선제적으로 금리 시그널을 줘서 기대심리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지금까지는 맞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빅 스텝’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아직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빨리 올라갈지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가능성을 남겨뒀다.

이 후보자는 “만약 지금 막지 못하고 가계부채가 계속 증가하면, 나중에 더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가계부채 문제도 기준금리 인상의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한은이 기준금리를 (작년 8월 이후) 네 차례 올렸는데, 지난해 12월 이후 가계대출이 약간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다가 정체 상태”라며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금리가 올라가면, 고통스럽지만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 상승률은 꺾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아울러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과도 관련돼 있어 금리로 시그널을 주는 건 중요하지만 한은의 금리정책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범정부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구조·재정·취약계층 문제 등을 고려해 종합적 솔루션(해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후보자는 또 “모든 대출규제 완화 정책이 한꺼번에 시행된다면 물가나 거시경제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출 정책은 부동산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그는 “다만 파악한 바로는 새 정부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정책은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실패라는 용어는 너무 강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여러 정책 의도 등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세제를 통해 특정 지역의 부동산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전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정책의 목표는 서민의 주택 안정과 주택 공급”이라며 “강남 지역의 안정화를 정책 목표로 삼으면 부작용이 너무 크다”라고도 했다.

이 후보자는 현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에 대해선 “코로나로 성장이 급락할 때 당연히 재정정책은 필요했고, 재정정책이 성장률 하락을 막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재정정책의 목적과 방법이 일시적으로, 타깃 해서(목표층을 정해서) 지원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 불특정 다수에게 지원하면서 효과(가 줄어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나가는 지출이 되기 때문에 재정 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현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과 관련해선 “최저임금이 정말 그래쥬얼(gradual·점진적)하게 올라갔다면 오히려 이 기간(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 최저임금이 더 올라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문제는 처음에 너무 많이 올라서 자영업자에 부담을 줬기 때문에 그 부작용으로 오히려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과 고용 사이 관계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수준 자체가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학계에서 굉장히 다양한 연구가 이뤄졌지만, 일률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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