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미일 정상, 프놈펜 3각 연쇄회담 "대북 확장억제 강화"…尹과 바이든, IRA 개정 이슈 논의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11-14 09: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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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나토 이어 2번째 '3자 회담'…"북한 완전 비핵화 의연 대응에 일치"
한미일 '北미사일 실시간 정보공유·경제안보대화체 신설' 공동 성명
한미 6개월만에 정상회담…“북핵 사용시 가용수단 활용해 압도적 힘으로 대응”
尹 IRA 언급에 바이든 "한국기업 美경제 기여 고려해 IRA 이행 논의돼야"
6년3개월만에 3국 릴레이 회담…일본과 ‘지소미아’ 사실상 정상화 수순
尹-기시다, 2개월만 대좌…강제징용 관련 “조속 해결 협의" 언급

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 사흘째인 13일 하루 미국·일본과 잇따라 양자·다자 회담을 갖고 양국 현안 및 북핵 위협 공동 대응 노력에 관해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일, 한미, 한미일 정상회담을 연달아 개최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프놈펜=연합뉴스]

북한의 전방위 도발 속 제7차 핵실험까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만난 세 정상은 이날 3각 연쇄회담을 통해 대북 압박 수위를 정상 차원에서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한미일 정상이 한날 한자리에서 릴레이 회동한 것은 6년 7개월만이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3월 31일 미 워싱턴에서 한미, 한미일, 미일, 한일 정상회담을 잇달아 개최한 이후 처음이다.

한미일 정상은 지난 6월 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개최된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대좌한 이후 약 4개월 만에 다시 마주 앉았다.

3개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북핵·미사일에 대한 3각 공조를 재확인하는 한편,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이어가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 한미‧한일‧한미일 정상회담 주요 내용. [그래픽=연합뉴스]

3개국 정상은 회담 직후 최초로 포괄적인 성격의 3국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3국은 이날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 북한 미사일에 관한 3국간 실시간 정보공유 의향 표명 ▲ 3국간 경제안보대화체 신설 등에 합의했다.

한미일 정상은 성명에서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 같으며, 핵을 포함해 모든 범주의 방어 역량으로 뒷받침되고 있다”면서 ‘핵우산’을 거론하기도 했다.

3국 정상은 또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사실상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징용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으로 한국에 수출규제를 가했고, 전임 문재인 정부는 이에 대응해 일본에 지소미아 종료를 통보했다가 그 효력을 정지시켜 지소미아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져왔다.

아울러 중국에 대해서는 “대만 관련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대해서는 “국제질서의 근간을 뒤흔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하고 정당화될 수 없는 침략전쟁에 대항하여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의지를 확인한다”며 “가능한 가장 강력한 용어로 함께 규탄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프놈펜=연합뉴스]

한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약 50분간 회담하며 양국 간 안보‧경제 현안을 조율했다.

한미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5월 방한 이후 6개월 만이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전례 없는 공세적 도발에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면서 빈틈없는 한미 공조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자는데 공감했다.

동시에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핵을 사용한다면 한미 양국이 '모든 가용수단을 활용해 압도적인 힘으로 대응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핵능력, 재래식 능력, 미사일 방어 능력을 비롯한 모든 방어 능력을 사용한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사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위협에 맞서 억지력을 더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확인하기로 한 미국의 공약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프놈펜=연합뉴스]

이날 한미 회담에서는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개정 이슈도 테이블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인플레감축법 협의 채널이 긴밀하게 가동되고 있다”며 “지난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인플레감축법 관련 미국 측의 진정성 있는 협의 의지를 확인해줬다”고 평가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전기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인플레감축법의 이행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또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설명하면서 “아세안과 태평양 도서국이 우리의 인태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Partners in the Blue Pacific)에 공식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독자적인 인·태 전략을 평가하면서 “인·태 지역에서의 한미 양국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우리의 ‘태평양 도서국 협력 구상’ 참여 결정에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프놈펜=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2개월 만에 다시 만나 양자회담을 했다.

지난 9월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첫 회동을 했을 때는 한국 정부는 ‘약식 정상회담’, 일본 정부는 ‘간담’이라고 표현해 온도차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정상회담 형태라는 데 양측이 모두 공감대를 갖고 진행됐다.

이날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응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를 위해 협력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상호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환영을 표하면서, 포용적이고 복원력 있으며 안전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추구하기 위해 연대”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강제징용 문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이는 ‘양국 간 현안’과 관련해서는 이날도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계속 협의”(한국 대통령실), “조기 해결을 꾀한다는 방침”(일본 측) 정도의 발표가 있었을 뿐 구체적 진척 여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한일 외교당국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최근 대화를 이어왔지만 일본 측의 호응 조치는 여전히 가시화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원 조성에 참여한다면 한국 대법원의 배상 판결을 이행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응우라 라이 국제공항에 도착, 환영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발리=연합뉴스]

프놈펜에서의 일정을 마친 윤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새벽 공군 1호기인 전용기편으로 두 번째 방문지인 인도네시아 발리에 도착해 주요20개국(G20) 관련 일정에 들어갔다.

오는 15일까지 이틀간 G20 회원국 경제단체와 기업 대표들이 참여하는 B20 서밋, G20 일정을 내리 소화할 예정이다.

14일 첫날은 B20 기조연설과 한·인니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등 경제외교 일정에 임하고, 15일 둘째날에는 G20 정상회의에서 식량·에너지·안보와 보건 세션 연설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는 17일까지 열리지만 15일 회의까지만 참석한 뒤 심야 귀국길에 오른다. <연합뉴스 종합>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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