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일변도 탈피, 국내 소비자 불안 해소 미지수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KG모빌리티가 중국 체리자동차의 플랫폼을 도입해 신차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이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이라는 명분에도 체리자동차의 과거 품질 논란과 디자인 표절 이슈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29일 KG모빌리티 및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최근 체리자동차와 ‘전략적 파트너십 및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KG모빌리티는 중국 체리자동차의 플랫폼을 도입해 새 차를 개발할 예정이다. 새 차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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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G 모빌리티와 체리자동차가 ‘전략적 파트너십 및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KGM 곽재선 회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및 황기영 대표이사(사진 왼쪽)를 비롯 체리그룹 인퉁웨(Yin Tongyue) 회장(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 장귀빙(Zhang Guibing) 사장(사진 오른쪽) 등이 참석했다. [사진=KG모빌리티] |
KG모빌리티는 이번 계약을 통해 체리자동차가 보유한 ‘T2X’ 플랫폼을 들여와, 준대형 및 중형 에스유브이(SUV·스포츠실용차) 등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체리자동차는 중국 자동차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지난해 188만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175만대를 판매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체리자동차는 과거 품질 문제와 디자인 표절 등으로 인해 생긴 부정적인 이미지를 여전히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리자동차는 과거 ‘짝퉁 마티즈’ 사건을 비롯해 디자인 표절 논란과 품질 문제로 인해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비록 최근 품질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리콜 사태는 여전히 품질에 대한 의구심을 남기고 있다.
KG모빌리티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브랜드인 만큼, 중국산 플랫폼을 활용한 차량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는 의문시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위험 부담을 안고 KG모빌리티가 체리자동차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는 내연기관 일변도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의 전환이라는 흐름에 발맞춰 나가기 위한 KG모빌리티의 현실적인 생존 전략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메가경제 취재과정에서 만난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체리자동차의 플랫폼을 활용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협력 배경을 설명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처럼 가솔린 엔진과 배터리가 장착되었지만, 전기차처럼 외부 충전이 가능하기에 연비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은 현재 자동차 산업의 핵심 기술 중 하나다.
자동차 플랫폼은 서스펜션과 엔진 등 동력장치 배치에서부터 중량 배분, 무게 중심 등 차량의 핵심 요소들을 결정하는 차체 구조물을 말한다. 설계 정보가 집약돼 있다. 다양한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본틀 역할을 하는 것이 플랫폼이다. 그렇기에 플랫폼은 자동차업체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이러한 첨단 기술은 국내외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외부에 쉽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KG모빌리티의 이번 결정이 단기적인 성과를 위한 선택인지, 장기적인 미래를 위한 투자인지는 향후 시장의 반응을 통해 판가름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체리자동차의 플랫폼이 KG모빌리티의 차량에 어떻게 적용될지, 그리고 소비자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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