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사업재편의 이면...소비자 맞춤 가전시대의 종말?

이동훈 / 기사승인 : 2024-11-22 10:15:12
  • -
  • +
  • 인쇄
가전 시장 침체, 믿을 건 B2B 사업
융합에 주력, 안정적 매출 확보 사활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LG전자가 사업 재편을 단행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가운데 그 이면을 살피면 내년 소비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에 대한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LG전자는 2025년 조직개편(2024년 12월1일자)과 임원인사(2025년 1월1일자)를 실시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전사 중·장기 전략 '2030 미래비전' 가속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 여의도 LG 본사 사옥 [사진=메가경제]

 

LG전자 관계자는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라는 2030 미래비전의 지향점을 고려, 개별 제품을 넘어 고객에게 보다 총체적 경험을 제공하는 사업 체제로 전환하기 위함이다”라고 강조한다. 

22일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LG전자의 이번 사업 재편을 단순히 미래를 위한 투자라기보다, 다가올 경기 침체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함께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전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역 전문가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하면 유럽과 기타 국가들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가 이뤄지면서 세계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0% 수준의 관세만으로도 유럽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가량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무역 전문가들은 “1930년대 대공황 시기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확대”를 경고한다. 이런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는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국의 보복 조치 사이에서 이중고가 예상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19일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미션단은 한국경제의 대외 불확실성을 거듭 거론하면서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이 2.0%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1%대 성장세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글로벌 경기 둔화와 지속적인 고금리·고물가·고환율 기조가 예상되면서 내년 소비자들의 지갑은 더욱 닫힐 전망이다. 특히 가전 제품은 비교적 고가의 제품이기 때문에 경기 침체기에 소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LG전자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B2B 사업을 내세워 수익성 중심의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올해부터 AI 기술이 접목된 가전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소비자용보다 B2B용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경기침체 때는 각종 IT 기기와 소프트웨어, 솔루션 등을 묶어서 파는 B2B 시장이 급성장한다. B2B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와 달리 한 번 거래처를 개척하면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신뢰성이 관건인 이 시장에선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도 큰 파괴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불확실성이 큰 B2C 시장과는 달리 B2B 시장은 고객을 확보하기 어렵지만, 일단 거래가 시작되면 상당 규모의 물량과 연관 제품까지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LG전자는 해외사업본부에 해외 B2B 컨트롤 타워 역할을 부여하는 등 B2B 위주의 사업본부 재편에 나선 모양새이다.

LG전자는 또한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걸리는 완전한 신제품 기술 개발보다는 융합 가전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융합 가전은 올인원 세탁건조기처럼 단순히 기능을 합치는 것이기에 빠르게 제품 개발이 가능하고, 시장 반응을 살피기에 좋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사업 재편은 미래 성장과 위기 대응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동훈
이동훈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부산 광안리, 주민·관광객 함께 즐기는 골목상권 축제 ‘남천바다로 가는 길’ 9월·10월 두 차례 개최
[메가경제=양대선 기자]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의 골목상권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광안리 세흥시장~광리단길 일대에서 ‘남천바다로 가는 길’ 행사가 9월과 10월 두 차례 열린다. 상인회 소속 개성 있는 상점들이 참여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경품 이벤트와 특별한 소비 경험을 선사한다. 부산 수영구 남천바다로에 위치한 해당 골목 상권은 '남천바다로

2

IBK기업은행, ‘NFT지갑 서비스’ 시범 운영
[메가경제=이상원 기자] IBK기업은행은 디지털 자산 생태계 확산에 발맞춰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지갑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NFT지갑 서비스’는 고유성과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는 디지털자산인 NFT를 보관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지갑 서비스다. 기업은행은 고객들이 직접 NFT 자산을 관리하고

3

잇다컴퍼니, ‘춘천버디즈’ 캐릭터로 캐릭터라이선싱페어 2025 참가
[메가경제=양대선 기자] 강원도의 디지털마케팅 전문기업 잇다컴퍼니는 지역 기반 IP 사업으로 춘천을 브랜딩하는 팀, ‘춘천버디즈’를 선보이며 지난 7월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라이선싱페어 2025’에 참가해 성황리에 전시를 마쳤다. 이번 전시는 강원정보문화산업진흥원 강원콘텐츠코리아랩의 지원으로 진행된 ‘2025년 국내 전시회 공동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