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에 금품 살포한 에프앤디넷, 공정위 ‘철퇴’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8 10: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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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식 판매 목적… 1702개 병의원에 6억 원대 금품 제공 적발
준 사람만 처벌, 받은 쪽은 ‘무죄’… 리베이트 쌍벌제 사각지대 여전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에프앤디넷이 병·의원에 금품을 제공하며 자사 제품 구매를 유도한 부당 고객유인 행위를 적발하고, 과징금 1억 9600만 원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에프앤디넷은 2022년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약 2년 8개월간 전국 1702개 병·의원에 총 6억 1200만 원 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품 제공 방식은 식사 접대, 행사 지원, 간식비 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졌다. 

 

▲ 에프앤디넷이 병의원에 금품을 제공하다 적발돼 공정위로부터 제제를 받았다. [사진=에프앤디넷 홈페이지]

에프앤디넷은 ‘닥터에디션’ 브랜드로 판매하는 프로바이오틱스, 멀티비타민, 오메가3, 비타민D 등 건강기능식품을 환자에게 추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이 같은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에프앤디넷이 제품의 가격·품질·서비스 등 본질적 경쟁 요소가 아닌, 제품과 무관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 병·의원이 객관적 의학 판단 대신 경제적 이익에 따라 특정 제품을 권유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건강기능식품 시장 내 금품 제공 등 부당 경쟁 행위를 바로잡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하는 위법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품을 제공한 에프앤디넷은 제재를 받았지만, 금품을 받은 병·의원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기능식품이 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제’ 규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의약품의 경우 리베이트를 주는 측과 받는 측 모두 처벌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은 공정거래법상 제공자만 제재 대상이 돼 규제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유사한 금품 제공 관행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제약사가 건기식 명목으로 병·의원에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며 자사 의약품 처방까지 유도할 수 있어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건기식 이너숍을 통한 병·의원 지원이 결과적으로 해당 제약사의 전체 제품군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며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우회 리베이트 수단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복지부 등 관계 당국의 추가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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