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운전’ 구본성 부회장, 아워홈에서도 쫓겨났다...'와신상담' 구지은, 신임 대표로 재기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6-04 11: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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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매의 반란, 경영자 자질 논란 휩싸인 오빠 대표이사 자리서 끌어내려
언니들 지지 속에 구지은 대표 체제 막올라...적자 속 경영 쇄신 속도낼 듯

‘보복운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여동생들과 벌인 경영권 분쟁에서도 패배해 대표이사 자리에서도 쫓겨났다.

막냇동생인 구지은 전 아워홈 부사장은 언니인 미현·명진 씨와 의기투합해 아워홈 이사회를 장악하고, 구본성 부회장을 대표이사 자리에서 끌어내린 후 신임 대표에 선임돼 지난 5년간 이어졌던 오빠와의 다툼에서 완승을 거뒀다. 

 

▲ 구지은 아워홈 신임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재계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구지은 전 부사장 측 인사가 21명이나 대거 포진한 신규 이사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기존에 11명으로 구성됐던 이사회는 32명으로 늘어 전체 3분의 2를 확보한 구지은 전 부사장이 사실상 장악한 것이나 다름없다.

주총 후 열린 이사회를 통해 구 부회장은 대표이사에서도 해임됐다. 신임 대표에 구지은 전 부사장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오빠에게 밀려나 아워홈 경영에서 손을 뗀지 5년 만에 패배를 설욕하고 재기에 성공할 전망이다.

이번 주총 결과는 보복운전을 비롯해 최근 경영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문제들로 경영자 자질 논란에 휩싸인 구 부회장에 세 자매가 똘똘 뭉쳐 반기를 들면서 이뤄냈다.

구 부회장은 아워홈 지분 38.56%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미현·명진·지은 씨가 각각 19.28%, 19.6%, 20.67%를 나눠 갖고 있어 세 자매가 힘을 합치면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는 구조였다.

지난 2019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는 장녀 미현 씨가 구 부회장의 손을 들어줘 명진 씨까지 가세한 구 전 부사장 측이 패배하는 결과가 나왔지만 이번에는 등을 돌리면서 반대의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지난 2월 17일 취임한 유덕상 대표와 함께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던 구 부회장 측은 이번 일격으로 향후 전개될 구 전 부사장 체제 구축 과정에서 힘을 잃을 전망이다.

구 부회장의 아내 심윤보(60) 씨와 아들 구재모(27) 씨는 지난 2019년 8월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된 바 있다. 재모 씨는 지난해 12월 사내이사에 선임돼 3세 후계 구도가 공식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고모들의 반격에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반면에 구 전 부사장은 아워홈 복귀 후 기존 구 부회장 체제를 갈아엎고 새로운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한 구 전 부사장은 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했으며, 2015년 부사장에 오를 정도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으며 착실하게 후계자 과정을 밟아왔지만 불과 다섯 달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구 전 부사장의 강한 리더십이 당시 경영진과 갈등을 빚으면서 결국 후계 자리에서도 밀려났다는 후문이 재계에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급식업체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아워홈도 사상 첫 적자를 낸 위기 상황을 맞아 구 전 부사장이 반전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아워홈은 지난 2019년 1조 7296억 원의 매출액을 거두며 매년 외형 성장을 계속해 왔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친족기업 간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비판을 받아왔던 단체급식 일감 개방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우호적이지 않다.

한편, 아워홈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3남인 구자학 회장이 세운 단체급식 및 외식업체로 지난 2000년 당시 LG유통에서 분사돼 독립했다. 단체급식 시장에서는 삼성웰스토리에 이어 점유율 2위 업체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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