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반도체 위기론 속 '잰걸음'...내주 네덜란드 등 유럽 출장길 올라

김형규 / 기사승인 : 2022-06-03 18: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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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EUV 노광장비 제조기업 ASML과 공급 논의 관측
정기 인사 6개월 만에 반도체 부문 핵심 임원 대거 교체

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싼 '반도체 위기론'이 고조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광폭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정기 인사를 단행한 지 6개월 만에 반도체 부문의 핵심 임원진을 대거 교체하면서 조직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는 7일부터 18일까지 네덜란드 등을 방문하는 유럽 출장길에 오른다. 

 

이번 출장 기간과 겹쳐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합병’ 혐의와 관련해 10일과 16일로 예정된 재판에는 불참하게 된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지난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공판에서 출장을 사유로 이 부회장이 재판에 참석하기 어렵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출장은 네덜란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회사인 ASML 방문이 주된 목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EUV 노광장비를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는 업체다. 

 

1대당 가격이 1500~2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는 EUV 노광장비는 업계 수요에 비해서 연간 생산량이 적어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이 공급량 확보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유럽 출장에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양측은 EUV 장비 공급과 운영 기술, 인공지능(AI)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에서 세계 1위인 대만 TSMC를 바짝 뒤쫓아 경쟁 중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파운드리 수율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반도체 위기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더해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삼성은 고품질의 EUV 장비 확보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출장에 대해 “네덜란드 방문이라는 점 외에 아직 다른 공식 정보는 알릴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ASML과의 협력관계에 대해선 “삼성전자가 반도체 EUV 라인을 계속 짓고 있고 가동 중인 라인들도 있다”며 “장비는 한 번 들여오면 유지보수가 지속해서 필요하므로 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ASML과의 협력 관계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 지난 2020년 10월 13일(현지시간)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왼쪽부터)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피터 버닝크 ASML CEO [사진=삼성전자 제공]

 

한편 이 부회장의 출장 소식과 맞물려 삼성 반도체 부문에서 대규모 임원 인사가 이뤄져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수율 문제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삼성 반도체 경영 전략 변화의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DS 부문 신임 반도체 연구소장으로는 송재혁 부사장 선임됐다. 삼성 반도체 연구소는 그룹 내 반도체 연구개발의 핵심 조직으로 알려졌다. 

 

또 신임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에 남석우 부사장이, 파운드리기술혁신팀장에는 김홍식 메모리제조기술센터 부사장이 각각 선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부문과 함께 메모리 사업 조직에서도 일부 개편이 이뤄졌다.

메모리TD(Technology Development)실을 D램TD실과 플래시TD실로 분리하고, 박제민 부사장과 장재훈 부사장을 각각 실장을 맡게 됐다. 

 

신설되는 '차세대연구실'의 신임 실장으로는 현재 반도체 연구소에서 공정개발실장을 맡고 있는 신유균 부사장이 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인사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위기론'과는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조직 관련 개편도 대거 포함된 만큼 파운드리 수율 문제 등과는 무관한 인사”라며 “차세대 반도체 연구 역량 강화가 주목적”이라고 일축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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