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의·군의관 등 280명 배치…중환자 병상 간호사에 위험수당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하루 신규 확진자가 1천 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 가파르게 본격화하면서 병상 부족 사태와 중증환자를 치료할 의료인의 수급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에 정부는 생활치료센터 4905병상, 감염병전담병원 2260병상, 중증환자 치료병상 287병상을 3주 동안 새롭게 확보해 현재 남아있는 가용병상과 합쳐 총 1만 개 이상의 병상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13일 수도권에서 매일 1천 명의 환자 발생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러한 내용의 ‘수도권 긴급 의료대응 계획’을 마련해 중앙재난대책본부(중대본)에 보고한 뒤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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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마친 후 온라인 정례브리핑 겸 감염병의 효과적 대응 및 지역 필수의료 지원을 위한 공공의료체계 강화방안 등에 대한 온라인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수도권 긴급 의료대응 계획은 앞으로 3주 간 생활치료센터 7000병상, 감염병전담병원 2700병상, 중증환자치료병상 300병상 등 총 1만 병상을 확보하고, 병상확보 및 치료역량 강화를 위한 의료인력 확보, 재정지원 확대, 병상 활용 효율화 등도 총력 대응해 나간다는 게 골자다.
이같은 내용은 이번 ‘3차 대유행’이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 이후 최고의 고비를 맞고 있다는 절박감에서 나왔다.
13일 0시 기준 해외유입 환자를 제외한 전국의 국내발생(지역발생) 환자는 1002명(수도권 786명, 비수도권 217명)이며, 최근 1주간(12월 7~13일) 하루 평균 환자 수는 719.7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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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역별 방역 관리 상황. [출처= 중앙사고수습본부] |
국내발생 1002명 중 수도권 환자만 786명(서울 396명, 경기 328명, 인천 62명)이었다. 최근 1주간 수도권 하루 평균 환자 수는 540명(서울 279.3명, 경기 219.3명, 인천 41명)으로 전체 발생 환자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수도권의 확진자 수는 급증하고 있지만, 12일 기준 코로나19 관련 병상 상황은 절박하기 그지없다.
수도권은 생활치료센터 4805병상, 감염병전담병원 2280병상, 중증환자 치료병상 333병상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이날 현재 생활치료센터는 2710병상, 감염병전담병원은 1840병상, 중증환자 치료병상 263병상을 각각 사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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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요병상 예측 및 대응목표. [출처= 중앙사고수습본부] |
이 때문에 보유병상에서 사용병상을 뺀 ‘가용 병상’은 생활치료센터는 2095병상, 감염병전담병원은 440병상이 남아 있다. 특히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단 13병상만 남아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이날 발표된 1만 병상 확보 계획은 이같은 급박한 현실을 반영해 수립됐다.
수도권에 20일간 매일 1천 명씩 환자가 발생하고 매일 500명이 격리해제된다고 가정할 경우, 앞으로 20일 간 1만 명의 신규 병상배정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격리해제의 경우는 최근 1주간 하루 평균 환자발생은 540명, 격리해제는 234명으로 격리해제 기준 완화 등을 고려해 앞으로 하루 격리해제자를 500명 추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환자의 중증도로 다시 분류하면, 무증상·경증은 7000명(70%), 중등도·고위험군 2700명(27%), 중증 300명(3%)의 병상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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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생활치료센터 현황. [출처= 중앙사고수습본부] |
구체적 병상 확보 계획을 보면, 우선 지자체와 중수본 지정의 생활치료센터 추가 운영으로 경증환자 치료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병상을 총 7000병상까지 단계적으로 확보해 나간다.
생활치료센터는 현재 사용 가능한 2095병상 외에 4905병상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서울시 지정 18개 센터(1501병상), 경기도 지정 4개 센터(858병상), 중수본 지정 3개 센터(1050병상)를 추가 확보할 예정이며, 그 밖의 병상은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생활치료센터를 다시 재가동해 확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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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감염병전단병원 현황. [출처= 중앙사고수습본부] |
정부는 또한 공공영역 의료자원을 총동원하고, 단계적으로 민간영역까지 확대해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을 2700병상까지 단계적으로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2700병상은 현재 사용가능한 440병상 외에 2260병상을 추가해 확보한다.
이 중 지자체 자체적으로 확보예정인 472병상(서울 207, 인천 86, 경기 179)을 제외한 1788개의 필요 병상에 대해서는 전체 중앙부처의 소속·산하 의료기관을 최우선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복지부의 건보공단 일산병원, 국립정신건강센터, 적십자병원, 국방부의 대전병원, 대구병원, 고용부의 경기요양병원, 경찰청의 경찰병원, 보훈처의 중앙보훈병원을 활용하고 이외에도 원자력병원, 세종 충남대병원 등에서 감염병전담병원을 확보한다.
이와 더불어, 지난 2∼3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전체소개(전원)를 통해 450병상 이상 확보했던 사례를 참고해 민간의료기관의 자발적 협조를 통한 병상 확보 등도 동시에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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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중증환자 치료병상 현황. [출처= 중앙사고수습본부] |
확진자 급증에 따른 위중증 환자 증가로 거의 여유가 없는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확보 문제는 방역당국의 최대 현안이다.
중수본은 코로나19 환자만을 전담 치료하는 거점 전담병원을 신규 지정하고,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도 지속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남아 있는 가용병상 13개 외에 287개 병상을 추가로 확보해 3주 동안 총 300개의 중증환자치료병상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중증환자 전담치료 300병상은 중증환자 치료가 가능한 공공·민간 의료기관(국립중앙의료원, 건보공단일산병원, 성남시의료원 외 민간의료기관 2개소)의 병상을 전부(또는 일부) 소개하여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152병상을 확보한다.
또, 국가지정 입원치료격리병상, 상급종합병원 및 국립대병원의 중환자 병상을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으로 지정해 108병상을, 민간의료기관의 자율신고병상을 활용해 27병상을 각각 확보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병상확보 계획을 두고 일각에서는 '3차 대유행'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부터 전문가들이 병상 부족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발 늦은 조치'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정부는 병상확보 및 치료역량 강화를 위한 의료인력 확보, 재정지원 확대, 병상 활용 효율화 등도 총력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중보건의 등 공공의료인력을 우선 투입하고, 의료인단체 협조를 통한 의료인력 확보를 지속 추진한다.
의사의 경우 공공의료인력 280명(공중보건의 203명, 군의관 77명)을 감염병전담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 선제적으로 배치하며, 대한의사협회 재난의료지원팀에서 모집한 개원의 등 550여 명에 대해서도 선별진료소 및 감염병전담병원에서의 진료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국 의과대학생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전국의대생봉사단’ 역시 임시선별검사소 검체채취 인력(1차 300여명, 계속 지원 중)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간호사의 경우 대한간호협회에서 모집한 493명을 치료 현장에 지원하고, 23개 중증환자 간호사 양성 기관을 통한 교육으로 중환자 치료 인력도 적극 확보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임상병리사 180명, 간호조무사 143명을 확보해 검체채취 인력으로 활용할 에정이다.
코로나19 치료에 참여하는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재정 지원도 강화한다.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의 음압격리관리료를 한시적으로 100% 인상(일 32.7만원 → 65.5만원, 상급종합병원 기준)하며, 2021년 손실보상 기준 인상방안을 마련하고, 개산급을 1개월 미리 지급하는 방안 등 충분하게 보상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해 나간다.
또,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에서 격무에 시달리는 간호사에게 한시적으로 월 300만원(하루 10만원) 정도의 위험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며,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시 야간간호료 수가를 2배 인상하여 그 증액분을 해당 간호사에게 지급하도록 관련 협회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증도에 따른 신속한 환자 분류, 생활치료센터 운영 개선으로 병상 활용의 효율성도 높인다.
우선, 수도권 공동대응상황실 기준에 따른 철저한 중증도별 환자 분류와 함께 의료기관 입원 중인 환자는 해당 병원에서 중증도 재분류를 통해 경증 환자는 생활치료센터로, 중증 환자는 중증환자병상으로 신속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그밖에도 입소 전 시행하던 문진 등 건강진단 절차를 입소 후에도 시행가능토록 개선하는등 입소절차를 간소화하고, 오전 10시 이전 조기 퇴소, 생활치료센터 운영 개선 등으로 이틀 이상 입원 대기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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