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값 올라 커피값 인상했다더니…사주 일가에 60억원 흘러갔다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7-13 09: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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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물가불안 조장 탈세자’ 117곳 세무조사…3195억원 추징
독과점·프랜차이즈 가격 인상 뒤 계열사 부당지원·사익편취 무더기 적발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수입 원두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가격을 올린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가 뒤로는 사주 일가에게 수십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적발됐다.


이 업체는 사주 일가에게 가공급여 등의 명목으로 약 20억원을 지급하고, 사주 자녀가 부동산과 주식을 취득하는 데 사용한 약 40억원에 대해서도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은 업체와 사주 일가에 약 40억원을 추징했다.
 

▲ 국세청, ‘물가불안 조장 탈세자’ 117곳 세무조사.

고물가에 편승해 제품과 서비스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면서도 소득을 숨기거나 계열사와 사주 일가에 이익을 넘긴 기업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세청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물가불안 조장 탈세자’ 117개 업체를 세무조사한 결과, 올해 6월까지 114개 업체로부터 총 3195억원을 추징했다고 12일 밝혔다.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은 3개 업체를 제외한 전체 적출금액은 7698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세포탈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에 따른 범칙처분은 총 33건이었다.

추징세액 상위 10개 업체의 추징액은 2480억원으로 전체의 약 78%를 차지했다. 소수 대형 업체에 탈루 규모와 추징액이 집중된 셈이다.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식품·외식업체들의 가격 인상 뒤에 계열사 부당지원과 변칙 회계처리가 숨어 있었던 사례도 잇따라 확인됐다.

종합식품 제조업체 A사는 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제품가격을 약 5% 올린 뒤 유통업체 입점을 유지하기 위해 지급한 접대성 판매장려금 약 200억원을 물류비로 변칙 처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주용역비를 과도하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특수관계법인에 약 150억원의 이익을 넘긴 사실도 드러나 약 200억원을 추징당했다.

또 다른 식품 제조업체는 원재료 국제가격이 하락했는데도 제품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처가 부담해야 할 파견직원 인건비 약 300억원과 특수관계법인에서 비싸게 사들인 원재료비 약 10억원을 부당하게 비용 처리해 약 90억원을 추징당했다.

대형 식음료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D사는 제품 용량을 줄이면서 가격은 유지하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방식으로 실질적인 가격 인상 효과를 누렸다.

D사는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원재료를 비싸게 매입해 20여억원의 이익을 넘기고, 관계사 퇴직 임직원이 가맹점을 열 때 지원금을 지급하면서 비용 약 50억원을 과다 계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포츠구단 공동 광고비를 단독 부담해 해외 현지법인을 약 10억원 규모로 지원하고, 특정 계열사의 홍보성 기사 비용 약 20억원을 대신 납부한 사실도 적발됐다. 국세청은 D사에 약 200억원을 추징했다.

유형별로는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독과점 업체의 탈세 규모가 가장 컸다.

국세청은 독과점 업체 10곳을 조사해 이 가운데 9곳의 조사를 마쳤다. 적출금액은 3187억원, 추징세액은 1809억원으로 전체 추징액의 절반을 넘어섰다. 범칙처분은 18건으로, 이 가운데 11건이 고발 조치됐다.

외환 부당유출·할당관세 관련 업체는 조사 대상 16곳 중 15곳의 조사가 종결됐다. 적출금액은 2378억원, 추징세액은 585억원이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29곳에서는 1115억원의 소득이 적출돼 359억원이 추징됐다. 범칙처분은 9건으로 집계됐다.

가공식품·농축수산물·생필품 업체 34곳에서는 적출금액 473억원과 추징세액 204억원이 확인됐으며, 담합 업체 11곳에서는 225억원이 적출돼 98억원이 추징됐다.

예식·장례 등 생활밀착 업종 17곳에서는 320억원이 적출돼 140억원이 부과됐다.

한 식음료 제조업체는 할당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퇴직 직원 명의로 만든 도관업체를 통해 원재료를 수입하고 허위 세금계산서를 수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 업체가 부당하게 공제받은 매입세액 70여억원을 추징하고, 관련자에게 고발 2건과 통고처분 7건을 내렸다.

공공기관 입찰담합에 가담한 전자부품 제조업체 B사는 담합 수수료를 비용으로 처리하고, 해외 현지법인에 영업·기술을 이전한 뒤 사용료를 받지 않는 방식으로 계열사를 부당지원했다.

면세 용역을 제공받고도 세금계산서를 수취해 부가가치세를 공제받고, 연구개발 전담 인력이 아닌 직원의 인건비 약 80억원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 업체 사주 일가는 법인카드를 골프장과 백화점, 유흥업소 등에서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약 40억원을 추징했다.

상조회사 H사는 기존 상품과 유사한 상품을 새로 출시한 뒤 기존 상품을 폐지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수십 퍼센트 올렸다.

계열사 공동경비를 과도하게 부담하고, 실제 근무하지 않은 사주 자녀와 가사도우미에게 인건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지급한 사실도 확인돼 약 50억원을 추징당했다.

◆ 국세청 “과도한 가격 인상·탈세 즉시 조사”


국세청은 물가안정을 민생 분야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경제적 어려움을 틈타 과도한 이익을 얻으면서 세금까지 탈루하는 업체에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지배력이 큰 독과점 업종과 담합이 빈번한 업종, 식품·생필품·외식 등 민생밀접 업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경제여건을 이유로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면서 세금을 탈루한 정황이 확인되면 즉시 조사 대상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부당한 폭리로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탈세행위에 엄정히 대응하겠다”며 “조세포탈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조세범칙행위가 확인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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