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상수지 넉달만에 적자 전환 "상품‧서비스수지 악화" …위기설 진화 대응책 시급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10-09 04: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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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억弗 적자…상품수지 –44.5억弗‧서비스수지 –7.7억弗
원자재 수입액 증가에 상품수지 두 달째 적자 지속
지재권·여행수지 악화…한은 “9월·연간 흑자 전망”
"에너지시장 움직임에 매우 취약…에너지 수급구조 개선 필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악화로 8월 전체 경상수지가 4개월만에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의 보루로 평가되는 수출이 흔들리는 가운데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전환하면서 ‘경제 위기설’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전방위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 월별 경상수지.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30억4천9백만달러(약 4조336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넉 달 만의 적자 전환이다.

지난해 8월 74억4천만 달러 흑자와 비교하면 경상수지가 약 104억9천만달러나 크게 줄어들었다.

경상수지는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가 4월 7천9백만달러 적자를 냈고, 5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4개월 만에 다시 흑자 기조가 깨졌다.

5월과 6월 각각 38억6천만달러와 56억9백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7월엔 7억9천1백만달러로 흑자폭이 급격히 줄어든 데 이어 결국 8월엔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8월의 적자는 4월 적자와는 그 내용이 크게 달라 정부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경상수지 추이. [한국은행 제공]

4월에는 상품수지 흑자(29억4천8백만달러)에도 불구하고 연말 결산법인의 외국인 배당으로 인한 배당수지 적자(38억1천9백만달러) 폭이 컸던 게 적자의 주된 요인이었다.

하지만 8월의 경상수지 적자는 배당수지는 흑자임에도 상품수지의 대규모 적자가 주된 요인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8월 상품수지는 44억4천9백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달(60억2천7백만달러)에 비해 104억7천6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7월(-14억3천5백만달러)에 이은 2개월째 적자인데다 적자 폭도 3배 넘게 확대됐다.

8월 서비스수지도 지난해 같은 달(8억4천1백만달러 흑자)보다 16억1천5백만달러 줄어 7억7천4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 품목별 수입. [한국은행 제공]

반면, 배당‧이자 등의 투자소득과 근로소득을 계상하는 본원소득수지는 지난해 8월(6억4천2백만달러 흑자)보다 16억달러 많은 22억4천2백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무상원조‧증여성 송금 등을 집계하는 이전소득수지는 1년 전(6천9백만달러 적자)보다 2백만달러 적은 6천7백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지난해 11월(1억5천3백만달러)부터 10개월 연속 적자였다.

8월 상품수지는 수출도 증가했지만 수입이 이보다 네 배나 증가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572억8천5백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531억8천6백만달러)보다 7.7%(40억9천9백만달러)가 늘어난 데 비해, 수입은 617억3천4백만달러로 1년 전(471억5천9백만달러)보다 30.9%(145억7천5백만달러)나 증가했다.

▲ 상품 수출입 추이. [한국은행 제공]

수출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늘어났으나 증가율(7.7%)은 지난해 8월(32.6%)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특히 8월 대(對) 중국 수출은 통관 기준으로 1년 전보다 5.4%나 뒷걸음질쳤다.

수입의 큰 증가는 8월 통관 기준으로 원자재 수입액이 1년 전보다 36.1%나 늘어난 게 주된 요인이었다.

원자재 중 원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통관기준)의 증가율은 각 73.5%, 117.1%, 132.3%나 됐다.

반도체(25.4%) 등 자본재는 16.4% 증가했고, 곡물(35.9%)과 승용차(54.7%) 등 소비재는 28.2% 각각 늘었다.

▲ 품목별 수입. [한국은행 제공]

서비스수지 중에선 지적재산 관련 적자폭이 가장 컸다. 지식재산권사용료 수지가 1년 전 2억8천3백만달러 흑자에서 11억9천8백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국내 대기업의 특허권 사용료 지급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운송수지는 12억2천7백만달러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8월(13억4천2백만달러)보다는 흑자 규모가 1억1천5백만달러 줄었다. 8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년 전보다 19.4% 떨어진 게 주된 요인이었다.

여행수지 적자폭은 작년 8월 6억1천4백만달러에서 9억7천5백만달러로 3억6천1백만달러 확대됐다.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해외여행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본원소득수지 중 배당소득수지는 작년 8월 7백만달러에서 13억8천8백만달러로 1년 새 13억8천1백만달러나 증가했다. 이자도 1년 전 6억7천3백만달러에서 9억2천2백만달러로 2억4천9백만달러 늘어났다.

▲ 월별 금융계정 및 자본수지. [한국은행 제공]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8월 중 6억1천만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4월(-17억5천9백만달러) 이후 16개월 만의 감소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자산)가 35억9천9백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부채)는 18억1천1백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자산)가 6억5백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부채)는 25억8천5백만달러 각각 늘어났다.

파생금융상품은 2억2천3백만달러 늘었고, 준비자산은 6억7천1백만달러 증가했다. 기타투자는 13억1천3백만달러(자산 -44억9천3백만달러, 부채 -31억8천만달러)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8월 경상수지는 이례적으로 컸던 무역수지 적자(-94억9천만달러)의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9월 들어 무역적자(-37억7천만달러)가 크게 축소된 만큼 9월 경상수지는 흑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향후 경상수지는 최근 변동 폭이 크게 확대된 무역수지 흐름에 주로 좌우되는 가운데, 연간으로는 흑자 기조가 유지되겠지만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으로 월별 변동성이 큰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우리나라 경상수지의 구조적 문제와 관련,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13.3%)은 주요국보다 높다”며 “이런 현상은 다른 한편으로 주요 대외지표인 경상수지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 움직임에 크게 취약하다는 것으로, 우리 경제의 에너지 수급 구조에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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