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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시흥농협 [사진=메가경제 DB] |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상호금융권의 대출 규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땅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들 대부분이 비조합원 신분으로 상호금융의 비주택담보대출(비주담대)이 조합원보다 지역 연고가 없는 외지인에게 더욱 많이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상호금융 대출이 늘어나는 부분의 경우 조합원 대출이 더 늘어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80~100% 이하인 상호금융의 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예대율)을 산정할 때 조합원 가중치를 높게 해주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상호금융의 조합원과 비조합원 대출 비율은 업권별로 다르다. 신협은 대출의 3분의 2를 조합원에게 내줘야하고, 농협은 대출의 절반을 조합원에게 취급해야 한다. 다만 농협의 조합원에는 준조합원과 간주 조합원도 포함된다. 준조합원은 단위농협 지역에 살면서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이나 농업인들이 만든 단체 등을 말한다. 간주 조합원은 다른 조합의 조합원이나 조합원과 생계를 같이 하는 직계 존비속이 포함된다. 결국, 농협은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에게 대출을 절반 이상 내어주는 셈이다.
금융당국 구상대로면 예대율 산정 시 조합원에 대한 대출에 1 미만의 가중치를 부여해 조합원 대출을 더 증가시킬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상호금융에서 토지를 포함한 비주택담보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257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조7000억원 늘었다. 2017~2019년에는 전년 대비 증가액이 10조원대다.
다만, 금융권에선 비주담대를 전면적으로 강도 높게 규제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주담대 대상에는 토지, 상가, 오피스텔, 농기계, 어선 등이 있는데, 소득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농민과 어민들이 담보를 맡기고 대출받는 사례가 많아 쉽게 건드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LH 사태와 관련해 토지담보대출 실태를 점검하고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 엄중 조치할 예정이다. 북시흥농협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한 데 이어 토지 등 비주택담보대출 취급 실태와 관련한 문제점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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