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카드사 연회비 상반기 수익 7084억…전년비 10.1%↑
수익성 악화 타개책… "단기적 수익효과 치중 아쉬워"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카드업계가 프리미엄 카드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우량·충성 고객 확보 고객(VIP)을 늘려 연회비 수익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연회비에 비해 소비자 혜택은 축소되고 있는 만큼, 일시적인 마케팅 효과만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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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카드 발급에 집중하면서 연회비로 벌어들인 수익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수익률 악화를 겪고 있는 카드업계가 최근 들어 VIP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10만원의 높은 프리미엄 카드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례로, 신한카드는 지난 8월 최대 10만원까지 학원비를 캐시백해 주는 '신한카드 에듀플랜플러스(Edu Plan+) 카드'를 출시했다. 해당 카드는 일반전문학원, 학습지, 유치원 등 오프라인 결제뿐만 아니라 온라인 학원비 결제 가맹점까지 캐시백 제공 대상을 확대한 점이 특징이다.
학부모들을 위한 생활비 캐시백, 영화 할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온라인으로 메가박스 영화 예매 시 7000원을 결제일에 할인해 준다. 전월 실적 50만원 이상일 경우 월 1회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회비는 국내 전용 4만원, 해외 겸용 4만3000원이다.
KB국민카드는 최근 환경을 생각하는 전기·수소차 이용자를 위한 충전요금 할인과 일상 혜택을 담은 'KB국민 EV 카드'를 출시했다. 해당 카드는 전기·수소차 충전소 이용요금 결제 시 전월실적 40만원 이상 1만원, 전월실적 80만원 이상 1만 5000원, 전월실적 120만원 이상 2만원 등 충전요금 할인을 제공힌다.
이밖에도 프리드라이프는 우리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 등과 연이어 상조 전용 혜택을 제공하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선보였다. 프리드라이프의 PLCC는 상조 서비스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이 상조 월 납입금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카드 실적에 따라 청구할인 또는 캐시백이 적용된다.
대체로 연회비가 10만원 이상이면 ‘프리미엄 카드’로 일컫는다. 비싼 연회비에 대한 보상으로 바우처를 제공하거나 컨시어지, 공항라운지 이용, 발렛파킹 등 프리미엄 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
우리카드와 제휴를 통해 출시한 '프리드라이프 우리카드+'는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 70만원 미만 시 상조 납입금 월 8000원이 할인되고, 70만원 이상이면 월 1만 4000원이 할인된다. 연회비의 경우 국내 전용과 유니온페이는 1만원, 마스터카드는 1만 2000원이다.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 시 놀이공원, 영화관, 커피전문점, 패밀리레스토랑 할인 혜택도 제공된다.
하나카드의 경우 '프리드라이프 하나카드'는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 시 상조 납입금 월 1만 2000원 할인, 100만원 이상이면 월 1만 9000원 할인이 적용된다. 연회비는 국내 전용과 VISA카드 모두 2만원이다. 상조 납입금에 대한 할인혜택을 집중적으로 받길 원하는 고객에게 적합한 카드다.
롯데카드와 제휴를 맺고 출시한 '프리드라이프 상조엔로카'는 혜택이 제공되는 전월 실적의 구간을 보다 세분화한 것이 특징이다.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 70만원 미만 시 상조 납입금 월 1만 3000원. 70만원 이상 150만원 미만 시 월 1만 6000원, 150만원 이상 시 월 2만 5000원의 캐시백 혜택이 적용된다. 연회비는 국내 전용과 국내외 겸용 모두 2만원이다.
연회비 카드출시가 봇물을 이루면서 올해 상반기에 출시된 신용카드 44종의 연회비 평균은 11만3225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6만9583원) 대비 63%나 올랐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개 카드사(BC·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의 올 상반기 연회비 수익이 7084억원으로 전년 동기(6434억원)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카드사 중 현대카드가 타 경쟁사에 비해 가장 연회비가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1366억원)대비 19.6%나 오른 163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카드는 연회비를 기존 2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인상했다. ‘더 블랙’은 자산과 소득 등을 분석해 초대한 고객 1000명만 가입할 수 있는 VIP 전용 신용카드로 2005년 출시 후 대한민국 대표 프리미엄 카드로 인정받고 있다.
이밖에 ▲삼성카드 1453억원 ▲신한카드 1242억원 ▲국민카드 936억원 ▲롯데카드 741억원 ▲우리카드 542억원 ▲하나카드 495억원이 뒤를 이었다.
연회비 카드 수익성 관련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대한 타개책으로 프리미엄 카드 상품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서비스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고객 혜택의 폭을 확대하고자 PLCC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프리미엄카드는 상대적으로 경기 불황에 덜 민감하고 연체리스크가 적을 뿐 아니라 회사의 이미지 제고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다. 특정인만 발급이 가능한 VVIP 대상 프리미엄 카드의 경우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의 사회적 영향력으로 인한 마케팅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우량의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고가의 연회비 카드 출시에는 열을 올리면서 정작 일반 고객들이 많이 사용하는 ‘알짜카드’를 없애거나 혜택을 축소하는 모습은 치우친 마케팅에 가깝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카드사들이올해 상반기 중 단종시킨 카드는 373종으로 지난해 연간 단종건수 458개의 81%가 넘었다.
연회비 카드 중에서도 새로 리뉴얼 되면서 혜택은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우리카드의 연회비 250만원인 투체어스카드는 올해 7월 리뉴얼되면서 제공 혜택이 축소됐다.
기존에는 ▲모아포인트(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100만점 ▲백화점 상품권 모바일 교환권 100만원 ▲프리미엄 호텔 외식 이용권 50만원 등 연회비와 동일한 금액 수준의 연간 프리미엄 기프트 바우처를 제공했다. 하지만 변경된 후에는 ▲모아포인트 120만점 ▲백화점 상품권 모바일 교환권 100만원 등 220만원 상당의 프리미엄 기프트 바우처만 제공한다.
현대카드는 클럽 고메·패션 가맹점에서 결제 시 현장·청구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서비스를 약 40개 카드에 한해 올해 1월 종료했다. 연회비 15만원의 프리미엄카드 '더 그린'과 '더 핑크'는 기본 적립률을 1%에서 1.5%로 높이는 대신 100만원 이상 결제하면 적립률 1.5배·200만원 이상 결제하면 2배 적립 혜택을 줄였다.
당월실적 50만원 이상 충족하면 여행·고메·해외·백화점 등 가맹점에서 5% 포인트 적립을 받을 수 있었던 혜택 또한 전원실적 100만원 이상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게 했다.
삼성카드 역시 '프리미엄 리워즈' 서비스를 작년 말 종료했다. 올해부터 새 멤버십 프로그램 'THE VIP(더 브아이피)'로 개편했다. 삼성카드를 5년 이상 사용한 고객 중 연 실적을 달성한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멤버십 회원을 선정하는 방식이다.
실적 기준은 연 3000만원~2억원까지로 높였다. 자동차 일시불 구매 시 지원되는 자동차 캐시백 마케팅도 대폭 축소했다. 1.0%의 캐시백률을 제공하던 서비스를 작년 10월 종료하고 0.7% 제공으로 낮췄다.
신한카드는 연회비 26만7000원인 '메리어트 본보이 더 베스트를 내놓는 대신, 국내 20여개 메리어트 계열 호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조식(뷔페) 5만원 할인'을 연 2회 제공했던 것을 주요 호텔들이 뷔페 가격을 인상한데다 할인권 사용을 까다롭게 제한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카드 발급 첫 해에는 이벤트 등을 통해 호텔 무료 숙박권 등을 제공하지만 이듬해에는 같은 연회비에도 불구하고 무료 숙박권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카드업계 전문가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고소득자 대상의 프리미엄 카드의 연회비를 높여 마케팅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라며 "그러나 다양한 혜택에 대한 것은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나 트랜드를 보고 변화를 해야 하므로 그만큼 마케팅을 위한 비용은 늘 수밖에 없어 사실상 이익면에서는 큰 효과는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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