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이석호 기자] 미국 내에서 행정부에 최근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완패'한 배터리 소송 판결을 뒤집어달라는 요구가 나와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주 주지사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전쟁'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 결과를 뒤집어달라는 성명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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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연합뉴스 제공 |
지난 11일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 측 손을 들어주는 최종 판결(final determination)을 내린 바 있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ITC가 SK이노베이션에 내린 이번 판결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켐프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불행히도 ITC의 이번 판결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2600개의 청정에너지 일자리와 혁신적인 제조업에 대한 상당한 투자를 위험에 빠뜨린다"며 "이번 결정으로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에서 진행되는 26억 달러 규모의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제조공장 건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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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연합뉴스] |
이는 이번 ITC 소송 패배 후 SK 측에서 밝힌 향후 대응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주장이다. SK가 사실상 LG 측이 완승을 거둔 이번 소송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카드는 바이든 행정부의 거부권 행사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익적 목적이 있다고 판단하면 ITC 최종 판결 이후 60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해 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 SK 측은 남은 기간에 친환경 산업 발전, 일자리 등 미국 국익을 명분으로 바이든 새 행정부를 향해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1일 입장문을 통해 "미국 조지아에 건설하고 있는 배터리 공장은 최고 50억 달러가 투자돼 최대 6000여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규모"라며 "이를 바탕으로 한 파생투자 및 고용 효과를 감안하면 공장이 입지하고 있는 조지아뿐 아니라 인근의 다른 지역 경제의 활성화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미국 정부에 도움의 손길을 요구하기도 했다.
SK 측은 이전부터 조지아주 교육기관과 의료기관에 수차례 기부금 약정을 맺으면서 지역사회와의 친밀감 형성에 공을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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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준호 SK배터리아메리카 대표가 SK이노베이션-잭슨 카운티 기부금 전달식에 참석했다. [사진=SK이노베이션] |
이 같은 SK 측 공세가 향후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의 여부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LG 측은 이번 판결이 나오자 SK 측에 "ITC 최종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부합하는 제안으로 하루 빨리 소송 마무리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면 합의금 총액을 두고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세에 몰린 SK 측의 남은 카드가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타결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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