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이석호 기자] 폭스바겐그룹(Volkswagen AG)이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전쟁'에서 패배한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입을 최소 4년간 연장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성명을 통해 "두 배터리 공급업체(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간 전쟁으로 '의도하지 않은 피해자'가 됐다"며 "미국 내 계획된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배터리 수입 유예 기간을 연장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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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제공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11일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 측 손을 들어주며 배터리 셀, 모듈, 팩 등과 관련 부품·소재에 대해 미국 내 수입 금지 10년 명령을 내렸다.
다만 SK이노베이션에 포드의 전기픽업트럭(F150)향 배터리 부품·소재 4년, 폭스바겐 MEB향은 2년 동안의 수입을 허용한 바 있다.
폭스바겐 측은 성명에서 "적절한 전환기간을 주기 위해 최소 4년간 연장을 요구할 것"이라며 "하지만 궁극적으로 두 공급업체가 법원 밖에서 합의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폭스바겐이 테네시주에 전기차 공장을 짓고 수백명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데 8억 달러를 투자했다"며 "테네시 근로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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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로이터통신은 "짐 팔리 포드 CEO도 공개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합의에 이르기를 독려했다"며 "이전부터 폭스바겐과 포드는 이 분쟁이 핵심 전기차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고,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미국의 일자리를 읽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도 ITC가 SK이노베이션에 내린 판결 조치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성명을 낸 바 있다.
한편, 이번 ITC 최종 판결로 배터리 전쟁이 LG 측 완승으로 일단락된 듯했지만, 남은 절차가 진행되면서 양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어느 일방의 승리가 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향후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미국 내 전기차 산업 생태계와 일자리 문제가 대두되면서 양측이 합의에 실패할 경우 원인 제공에 대한 공방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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