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이사회 "무리한 요구 수용 불가"...LG엔솔 "문제해결 진정성 결여"

이석호 / 기사승인 : 2021-03-11 18: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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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분쟁 관련 배상금 협상 난항...양측 입장 차 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분쟁 합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배상금 규모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이사회(의장 김종훈)는 지난 10일 오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결정 관련 사안을 심층 검토하기 위해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한 확대 감사위원회를 열었다고 11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감사위원회는 최우석 대표감사위원(고려대 경영대 교수) 김종훈 이사회 의장(전 통상교섭본부장), 김준 사외이사(경방 회장)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 내 감사 기구다.
 

▲ 일러스트=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 측에 따르면, 이날 감사위원회는 글로벌 분쟁 경험이 부족해 미국 사법 절차에 미흡하게 대처한 점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이어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내부적으로 글로벌 소송 대응 체계를 재정비함과 동시에 외부 글로벌 전문가를 선임해 2중, 3중의 완벽한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을 회사 측에 주문했다.

SK 측은 빠른 시일 안에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 체계를 고도화하기 위해 미국에서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최우석 대표감사위원은 “미국 사법 절차 대응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패소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대해 가야 하는 시점에서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글로벌 기준 이상으로 강화하는 것은 매우 시급하고 중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감사위원회는 최근 새롭게 제시한 협상 조건과 이에 대한 LG 측 반응 등 협상 경과에 대해 “경쟁사의 요구 조건을 이사회 차원에서 향후 면밀히 검토하겠지만, 사실상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 조건은 수용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사진=연합뉴스]

SK 측은 이달 초 LG 측과 협상테이블에 마주앉아 배상 조건을 제시했지만, 이전보다 입장 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감사위원회 의견은 SK 측이 이번에 제시하는 배상금 조건을 LG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최종 합의가 결렬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당장 SK 측은 ITC 결정을 뒤집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마지막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SK 측 입장 발표에 "미국 연방영업비밀보호법에 근거한 당사의 제안을 가해자 입장에서 무리한 요구라 수용 불가라고 언급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며, 문제해결에 대한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쟁사가 진정성 있게 협상 테이블에 와서 논의할 만한 제안을 하고 협의를 한다면 최근 보톡스 합의사례와 같이 현금, 로열티, 지분 등 주주와 투자자들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다양한 보상방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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