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인기 업종서 유명인 영입 적극"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300대 기업에서 활동하는 사외이사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2년 전보다 300만원 정도 증가한 57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300개 기업 중 작년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1억 원이 넘는 회사는 12곳으로, 여기에 포함되는 사외이사만 60명 이상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한국CXO연구소 발표 자료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특히 삼성전자 사외이사의 지난해 평균 보수 수준은 2억원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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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업종별 사외이사 연봉 편차가 약 8배에 달한다 [사진=한국 CXO 연구소] |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국내 주요 300대 기업의 2023년 사외이사 및 상근 감사 보수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업종간 사외이사 보수수준의 편차는 극단적으로 벌어져 있다.
우선 조사대상은 15개 주요 업종별 매출(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 상위 20개사씩 총 300개 상장사로 구성돼있다. 이번 조사는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각 회사의 2019년부터 2년 단위(2021년, 2023년)로 각 해당 연도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사외이사 보수 현황을 참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00대 기업에서 활동한 사외이사 수는 총 1030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987명, 2021년 981명보다 많아진 숫자다. 보수 금액만 놓고 보면 사외이사는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
한 그룹은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이고, 다른 그룹은 감사위원을 따로 맡지 않는 사외이사군이다. 금감원 공시 서식 규칙에 사외이사 등이 포함된 감사위원회의 보수는 별도 기재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는 675명으로 전체 사외이사의 65.5%를 차지했다. 지난 2019년(61.1%), 2021년(65.2%) 때보다는 다소 높아진 것이다.
참고로 자산 2조원 넘는 상장사는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 감사위원을 별도로 두지만 자산 2조원미만, 자산총액 1000억원이 넘는 곳은 상근 감사 1명 이상만 두면 된다.
작년말 기준 대기업 300곳에서 활동하는 상근 감사는 96명으로 지난 2022년 129명보다 30명 정도 줄어들었다. 감사위원회를 둔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300대 기업에서 활약하는 1000명이 넘는 사외이사에게 지급한 지난해 연간 보수 총액은 590억 9400만 원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 2019년 4880만 원과 비교하면 17.6% 오른 금액이고, 2021년 5410만 원 수준과 견주면 6% 상승했다.
사외이사 보수는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이중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 그룹의 작년 1인당 평균 보수는 6059만 원으로 비감사위원 사외이사 그룹군 평균 5126만 원보다 933만 원 높았다. 지난 2021년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는 5633만 원, 비감사위원 사외이사는 5094만 원 수준이었다.
같은 대기업 사외이사 타이틀을 갖고 있더라도 기업별 급여 수준은 극과 극을 달렸다. 지난해 기준으로 1000명이 넘는 사외이사 중 억대 이상 보수를 받은 인원 비율은 6.4% 수준을 보였다. 반면 연간 보수액이 2000만원 미만인 비율은 7% 정도를 차지했다.
특히 2019년만 해도 300대 기업 중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1억원을 넘긴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여기에 포함됐던 사외이사 인원도 16명에 그쳤다. 2년이 흐른 2021년에는 10곳으로 증가했고 사외이사 인원은 55명으로 늘었다.
그러다 작년에는 300곳 중 12곳이 평균 사외이사 급여가 1억원을 웃돌았고 여기에 포함된 인원만 64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작년에 사외이사 급여 억대 클럽에 가입한 12곳 중 6곳은 SK그룹 계열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작년 기준으로 300대 기업의 사외이사 급여를 천만원 단위로 살펴보면 ▲9000만원대(9000만원~1억원미만) 5.2%(2021년 4.8%) ▲8000만원대 10.4%(11%) ▲7000만원대 10.4%(10.5%) ▲6000만원대 8.9%(9.4%) ▲5000만원대 11.7%(10%) ▲4000만원대 13.6%(12.5%) 등이다.
3000만원대는 16.5%(2021년 16.5%)로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에 2000만원대는 10.1%(13%), 1000만원대 이하도 7%(6.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기준 감사위원과 일반 사외이사의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이 회사는 사업보고서 기준 작년 한 해 총 6명의 사외이사에게 12억원 넘는 보수를 지급했다. 산술적인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억300만원으로 국내 대기업으로 처음 사외이사 보수 2억원시대를 연 셈이다.
또 ▲SK텔레콤(1억6360만원) ▲SK이노베이션(1억6120만원) ▲SK하이닉스(1억5510만원) ▲삼성물산(1억4620만원) ▲포스코홀딩스(1억1630만원) ▲현대자동차(1억1460만원) ▲네이버(1억1130만원) ▲SK가스(1억580만원) ▲LG전자(1억430만원) ▲SK네트웍스(1억360만 원) ▲SKC(1억300만원) 등 순으로 많았다. 이들은 작년 기준 사외이사 보수 1억 클럽에 합류했다.
더불어 사외이사를 세분화해 감사위원을 겸하지 않는 사외이사의 평균 보수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삼성물산’이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 회사는 작년에 2명의 사외이사에게 4억7600만원을 보수로 지급해 1인당 평균 급여액이 2억3800만 원으로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삼성전자 비감사위원 사외이사 3명도 1인당 평균 보수 2억700만원으로 2억원을 훌쩍 넘겼다.
주요 업종별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는 전자 업종에 있는 사외이사 62명이 한 명당 평균 8197만 원을 받아 비교적 높은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도 평균 7452만원으로 조사대상 업종에서 사외이사 급여 수준이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유통상사 7905만원 ▲석유화학 7370만원 ▲정보통신 6990만원 ▲금융 6948만원 ▲철강 6104만원 ▲자동차 5549만원 순으로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5000만원을 넘었다.
반면 패션 업종은 2952만원으로 사외이사 평균 급여액이 가장 낮았다. 지난 2019년(3029만원)과 2021년(3070만원) 보다 더 낮아진 것이 눈길을 끈다. 고무·플라스틱 업종도 지난해 평균 3712만원으로 사외이사 보수가 3000만원대로 2019년(3717만원)과 2021년(3934만원)에 이어 여전히 3000만원대에 머물렀다.
이외에도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4000만원대인 업종에는 ▲운수 4858만원 ▲식품 4700만원 ▲건설 4686만원 ▲기계 4590만원 ▲광물 4335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업체 중 작년 기준 상근 감사 보수가 억대를 상회하는 곳은 27곳으로 2021년 35곳보다 8개사 줄었다. 300개 대기업 중 지닌해 상근 감사 연간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운송 관련 업체 '동방'으로 조사됐다. 2명의 감사에게 1인당 평균 4억300만원의 급여를 지급해 조사 대상 업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포스코스틸리온(3억7300만원) ▲기업은행(2억9800만원) ▲대원강업(2억4600만원) ▲해태제과식품(2억2200만원) ▲동부건설(2억600만원) 등이 상근 감사 평균 급여 2억원을 넘겼다. 또 ▲대덕(1억9700만원) ▲심텍(1억8900만원) ▲신화인터텍(1억7600만원) ▲동원F&B(1억7400만원) 등이 상근 감사 보수 TOP 10에 포함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사외이사에게 지급하는 급여는 기업 규모와 업종에 따라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매출 외형이 큰 기업일수록 유명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적극적으로 영입하다 보니 이들에게 지급하는 급여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오 소장은 또 "100%에 가까운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보여주듯이 사외이사의 보수가 높아지는 만큼 이사회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심도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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