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원가 상승 부담에 따른 것…경쟁사에 비해 여전히 저렴해"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닭고기 가공육 1위 업체인 하림이 지난해에 이어 올 2월 슬그머니 닭가슴살 가격을 지난해 9월에 이어 가격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 결과 하림은 앞서 지난해 9월 자사 닭가슴살 제품군 가격을 한 차례 인상하더니 같은 해 연말에는 제품 중량을 줄였고 올해 2월 가격을 한 번 더 올렸다. 이에 일각에서는 하림이 5개월 사이 무려 세 번이나 가격을 올리는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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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하림 홈페이지] |
이 회사의 '닭가슴살 갈릭‧블랙페퍼‧수비드' 등 닭가슴살 제품군은 이달 현재 편의점 기준 100g짜리가 3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중순까지 해당 제품은 3400원이었으며 중량도 110g이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가격이 3700원으로 8.8% 인상됐으며 연말에는 닭가슴살 양을 10g 감량해 100g이 됐다. 이에 더해 지난 2월 가격을 다시 5.4% 올려 3900원에 판매 중이다.
단기간에 가격과 내용물 정보가 여러 번 바뀌자 판매 현장에서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일부 편의점에서는 이 제품의 감량된 10g을 가격표에 아직도 적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 경우 해당 제품군을 모두 '110g, 3900원'으로 잘못 표기하고 있어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하림이 5개월 사이 사실상 세 번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에 대해 품질 등을 낮춰 티가 덜 나게 가격을 올리는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이 어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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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하림의 닭가슴살 제품들, 가격표에는 감량 이전의 양인 110g으로 잘못 표기돼 있다 [사진=김형규 기자] |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하림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하림 관계자는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계속 가중되고 있었으나 소비자 입장을 고려해 가격 인상을 계속 미루다가 결국 단행했던 것"이라며 "원자재를 미리 계약하는 선물거래를 하는 업계 특성상 원가 상승 부담이 뒤늦게 반영돼 5개월 사이 두 차례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한 내용물 10g 감량한 것에 대해서는 "후발주자로 닭가슴살 제품을 출시한 경쟁사의 경우 100g을 45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오히려 당사 제품 가격이 더 저렴하지만 단계적으로 가격 인상을 미뤄왔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림은 원자재인 닭고기 가격 상승 영향으로 실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육계 9~10호 1kg의 도매가는 지난달 말 기준 5154원으로 전년 같은 달 3615원보다 약 42.59% 급등했다. 사료값의 상승과 조류독감으로 인한 닭 공급량 저하가 주요 인상요인으로 분석된다.
하림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실적 악화를 겪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의 올 1분기 매출은 약 3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2%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약 3억 원에 전년 동기에 비해 97.72%나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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