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쇼핑 "선임 당시 상근 여부 미정, 법적 문제 없어"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 김준영 씨가 그룹 유통 계열사인 NS쇼핑 사내이사에 선임된 후 이사회 의결 없이 비상근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준영 씨는 지난 3월 NS쇼핑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현재까지 비상근으로 재직 중이다. 일각에서는 그의 이 같은 근무 행태는 아직 어떤 내부 직책도 맡지 않은 데 따른 것이지만 이사회 의결이 없었기에 뒷말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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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국 하림 회장의 장남 김준영 NS쇼핑 사내이사 [사진=JKL파트너스] |
통상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새로 이사가 선임되면 상근 여부와 업무분장, 보수 등에 대해 이사회 의결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준영 씨는 사내이사에 선임된 뒤 이러한 이사회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에도 비상근으로 재직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이사회를 통해 준영 씨의 재직 형태가 비상근으로 정해진다 해도 그간의 근태는 문제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NS쇼핑은 준영 씨의 비상근 재직은 이사회 의결 시인과 시점에 대한 오해로 상법 등 법적으로 전혀 잘못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NS쇼핑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준영 이사는 선임 당시 직무와 책무에 대해 정해지지 않아 상근 여부 역시 결정되지 않았었다"며 "상근으로 정해졌는데 출근을 안 한다면 문제되지만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비상근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준영 씨는 당초 주총 단계부터 회사 최대 주주로서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에만 참여한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NS쇼핑은 NS홈쇼핑을 운영하며 특히 하림그룹 내 유통을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로 알려져 있다.
준영 씨는 부친인 김홍국 회장이 NS쇼핑 사내이사 직에서 물러나며 지난 3월 28일 이 자리에 선임됐다. 이로써 NS쇼핑은 조항목 대표와 준영 씨 2인 체제로 재편됐다. 당시만 해도 준영 씨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하림그룹의 2세 승계작업이 본격화됐다는 업계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준영 씨는 앞서 2018년 하림지주 경영지원실에 과장으로 합류해 경영 수업을 받은 바 있다. 이어 2021년 하림지주를 나와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에서 근무하다 최근 다시 하림그룹에 복귀했다.
현재 하림지주의 최대 주주는 지분 21.1%를 보유 중인 김 회장이다. 이어 한국바이오텍이 16.69%, 올품이 5.78%를 갖고 있다.
다만 준영 씨가 이 중 올품의 지분 100%를 갖고 있고 한국바이오텍은 올품 100% 자회사다. 즉 준영 씨의 하림지주 지분은 사실상 22.47%로 김 회장의 몫을 웃돈다.
아울러 중간 지주사격이던 NS쇼핑이 지난해 인적분할 후 하림지주 안에 합병되며 준영 씨는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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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NS홈쇼핑] |
하림지주의 지배구조가 이같이 준영 씨 중심으로 재편되기 시작된 건 2010년경부터다.
하림그룹은 당시 계열사 한국썸벧을 한국썸벧과 한국썸벧판매(현 올품)로 물적분할했다. 이로써 김 회장은 한국썸벧판매를 통해 그룹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어 2012년 1월 김 회장이 올품 지분 전부를 준영 씨에게 증여하며 그룹 승계의 기반이 갖춰졌다.
이후 하림그룹의 이 같은 승계 과정에서 편법이 사용됐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그룹사들이 올품에 일감 몰아주기와 주식 저가 매입 등을 진행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는 의혹에서였다.
결국 지난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사를 통해 이러한 편법들로 올품이 지원받은 금액이 약 70억원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가 하림그룹에 과징금 48억원을 부과하면서 김 회장과 준영 씨의 편법 승계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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