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보험 지급액 역대 최고...중소기업 위기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오는 10일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린다. 금융권에서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출석하는 등 내부통제 문제에 대해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매년 대두되는 금융소비자 피해, 중소기업 문제에 대해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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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 내부. [사진=연합뉴스] |
9일 금융권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오는 10일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에 대한 부당대출 경위와 이를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은 이유 등을 집중 질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은행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이슈가 전체 국감 안건을 잡아먹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조혜경 금융경제연구소 소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부당대출 사건 관련 문제는 국감에서 다룰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다만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예방하고 구제하는 것보다 현안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모습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국감은 국정통제권으로서 국민주권 행사 역할을 해야 함에도 매번 국민의 소리를 대변하는 금융소비자와 서민경제 개선은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을 요구해도 답변이 없다”며 “피해 금융소비자의 입장에서 국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소장은 “키코(KIKO) 사태 등 예전부터 이어져 온 금융사고 등에 대해 당국과 은행의 태도는 언제나 일시적이었다”며 “이런 모습은 사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전했다.
키코는 외화를 주로 취급하는 기업들이 2007~2009년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를 회피하기 위해 계약한 상품으로, 다수 은행들이 판매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투기성 상품으로 분류된다.
당시 은행들의 권유로 환율변동 리스크를 해소하고자 키코를 계약한 중소기업들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원화 환율이 폭등하자 손실을 입고 부도를 맞은 게 키코 사태이다.
문제는 경제 악화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 불어닥칠 수 있는 위기가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정무위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SGI서울보증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의 보증보험 지급액은 총 5484억원에 달하며, 올해 말까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9년 6998억원, 2022년 6732억원에서 2023년 급증한 8848억원에 이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김 의원은 “SGI서울보증의 보증보험 지급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의 재정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보증보험의 손해율이 증가하고, 환입 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실효성 있는 채무불이행 예방책을 마련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이 재정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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