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물가상승률 '3.1%→4.5%' 크게 높여...14년만에 최고 전망치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5-26 18: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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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사태·공급망 차질·보복소비·추경 등 고려...근원물가 상승률 3.2%
“5∼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 웃돌 것”...기대인플레이션율 3.3%
성장률 전망은 3.0→2.7%로 하향조정…내년 물가 2.9%·성장률 2.4%
설비투자성장률 ‘2.2%→-1.5%’·건설투자성장률 ‘2.4%→–0.5%’ 크게 낮춰

물가상승은 국가의 거시경제 운영뿐만 아니라 개인의 소득가 소비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급격한 물가상승은 화폐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불확실성을 높여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어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4.5%까지 크게 올려 잡았다.

반면 올해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 아래인 2.7%로 낮춰 전망했다.

한은은 26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5%로 전망했다. 지난 2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3.1%)보다 1.4%포인트(p)나 높아진 수치다.
 

▲ 2022년 5월 경제 전망. [한국은행 제공]

한은이 당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대로 제시한 것은 2011년 7월(연 4.0% 전망)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4.5%는 해당연도 상승률을 4.8%로 전망했던 2008년 7월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전망치이다.

한은의 예상대로 4.5% 상승률이 실현된다면 2008년(4.7%)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연간 물가 상승률이 된다.

한은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한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과 공급차질 심화 등으로 이와 같이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 한국은행 경제전망. [그래픽=연합뉴스]

연간 물가 상승률을 높여잡은 데는 3월 이후 코로나19 관련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보복소비(지연소비) 수요 증가와 추경 집행 효과 등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폭 확대, 개인서비스 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전기·가스 요금 인상 등으로 4%대 후반으로 크게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5%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금년중 상승률도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하는 4%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네 가지 물가 상방 압력 요인은 에너지 가격, 식료품 가격, 물가의 광범위한 확산,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증가”라며 “5∼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물가 전망. [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인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3.2%로 전망했다. 지난 2월의 2.5%보다 0.7%포인트 높은 수치다.

한은은 의결문에서 또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3%대 초반으로 상승했다”며 “금년중 근원인플레이션율은 3%대 초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 물가인식 및 기대인플레이션율. [한국은행 제공]

한은이 지난 24일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일반인들의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이 3%대로 상승한 것은 석유류, 식료품, 외식 등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커 체감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 오름세가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물가 상승률은 각각 2.9%와 2.6%로 전망했다. 지난 2월 전망에서는 내년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모두 2.0%로 예상했었다.

▲ GDP 성장률 전망 경로. [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도 2.5%에서 2.4%로 낮춰 예상했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코로나19 봉쇄 등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타격 가능성 등이 전망 수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GDP 민간소비 추이. [한국은행 제공]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망치는 3.5%에서 3.7%로 높아졌다.

한은은 방역조치 완화, 소득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대면서비스 소비와 국외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재화 소비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 향후 물가와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 부담이 점차 늘어나겠지만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정부 지원정책과 코로나 위기 이후 축적된 가계의 구매력이 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 부문별 설비투자 추이. [한국은행 제공]

하지만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성장률은 기존 각 2.2%와 2.4%에서 –1.5%와 –0.5%까지 크게 낮춰 전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등의 여파로 오히려 주요 투자가 뒷걸음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설비투자 가운데 IT부문 투자는 개선되고 서비스업도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제조업은 비IT부문의 투자가 대체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 가운데 주거용 건물건설은 그간 이연됐던 신규 분양이 하반기 이후 점차 실행되면서 공사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비주거용 건물건설은 서비스업 업황 개선에 힘입어 상업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토목건설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투자 감소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 수출과 수입 증가율도 3.3%, 3.4%로 기존 3.4%, 3.8%에서 0.1%포인트, 0.4%포인트씩 하향 조정됐다.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70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29%나 감소했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금년과 내년중 모두 3% 내외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및 서비스수지를 중심으로 지난해에 비해 흑자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 경상수지와 서비스수지 추이. [한국은행 제공]

상품수지는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수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흑자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서비스수지는 운송서비스 호조는 이어지겠으나 방역조치 완화로 내국인 해외여행 회복이 본격화하면서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수출은 중국, 미국 등 주요국의 성장세 약화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겠으나, IT부문에 대한 구조적 수요확대가 둔화 흐름을 일부 완충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관수출의 경우 IT 수출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서버용 반도체 수요 확대 등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비IT 수출은 석유제품이 글로벌 경제활동 재개 등으로, 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 완화 등으로 각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내년도 경상수지 흑자 규모 역시 지난 2월 전망치인 680억 달러보다 20.6% 축소된 540억달러로 전망했다.

성장에 대한 지출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올해와 내년 중 내수 기여도는 지난해에 이어 큰 폭의 플러스를 나타내겠으나 수출 기여도는 지난해에 비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 내수와 수출의 순성장 기여도. [한국은행 제공]

내수의 순성장 기여도는 지난해 1.7%포인트(p)에서 1.8%p로 다소 높아지지만 수출 기여도는 2.3%p에서 0.9%p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성장경로 상에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소비회복세 강화, 신성장 부문 투자 확대, 중국 경기부양책 확대 등을 상방리스크로, 중국 봉쇄조치 지속,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글로벌 금융여건 악화 등을 하방리스크로 내다봤다.

▲ 고용 전망. [한국은행 제공]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28만명에서 58만명으로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고, 실업률은 3.6%에서 3.1%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취업자수는 방역조치 완화에 힘입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제조업 취업자수는 수출 증가세 둔화의 영향 등으로 증가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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