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성 확인 못했다”… 신세계,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관련자 전원 직무배제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5-26 1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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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직원 휴대폰 제출 거부… “고의성 입증 한계”
대표 해임·관련자 직무배제… 경찰 수사 적극 협조
본사와 조사 상황 및 내부 통제 개선 방향 공유하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신세계그룹이 논란이 된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과 관련해 강도 높은 내부 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재까지 고의성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은 26일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마케팅이 특정 정치·역사적 의도를 갖고 기획됐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며 “현재까지 해당 임직원들과 경영진의 사전 공모나 고의성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심영범 기자]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 코리아가 5월 18일 진행한 ‘탱크 데이(Tank Day)’ 마케팅이 5·18 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며 불거졌다. 특히 ‘탱크’라는 명칭과 할인율, 출시 일정 등이 특정 역사적 사건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졌다.

 

조사 결과 해당 마케팅은 스타벅스 코리아 이커머스팀이 최초 제안했으며, 팀장·담당 임원·전략기획본부장·대표이사 등 총 4단계 보고 및 승인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은 행사 기획과 승인 과정 전반에 대해 휴대폰·노트북 포렌식과 교차 심문 등을 진행했다.

 

전 부사장은 "다만 조사 과정에서 일부 핵심 직원들이 휴대폰 제출을 거부하면서 사실관계 확인에 상당한 제약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탱크 데이’ 네이밍을 제안한 직원 등 커머스팀 팀원 3명은 휴대폰 제출을 거부했으며, 이에 따라 관련 대화 및 업무 처리 내역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라며 "사내 메신저 기록이 서버에 일주일만 저장되는 시스템 특성상 최초 기획 단계의 대화 내용 역시 확인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법적·절차적 한계로 모든 사실관계를 완전히 규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향후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며, 수사 결과 고의성이 확인될 경우 즉각 해고와 함께 민형사상 책임까지 묻겠다”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는 일부 직원들의 부적절한 대응도 확인됐다. 그룹에 따르면 논란이 확산된 직후 일부 직원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부적절한 언행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그룹은 이 같은 정황만으로 사전 기획 의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의 허점도 드러났다. 그룹 조사 결과 일부 승인권자는 행사 디자인 시안이 담긴 메일의 첨부파일조차 열어보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결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케팅의 신속성을 우선시하면서 과거 운영되던 법무 검토 절차도 생략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 부사장은 “이번 사안은 단순 실무자 과실 차원을 넘어 조직 전반의 역사·사회적 민감성 부족과 부실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보여준 사례”라며 “고의성 여부와 별개로 결재 라인 전체에 대한 엄중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룹은 이번 마케팅에 관여한 직원 5명을 전원 직무 배제 조치했으며, 손정현 전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도 해임했다. 아울러 전략기획본부장 등 관련 임원들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전 부사장은 "탱크 텀블러 명칭이 군용 탱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제조사가 실제 물탱크 디자인에서 착안해 만든 제품명이라는 공식 입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텀블러 용량인 503mL 역시 기존 17온스를 밀리리터 단위로 환산한 수치일 뿐 특정 의미와는 무관하다"라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2023년부터 한국뿐 아니라 호주·태국·일본 등 여러 국가에서 동일 용량으로 판매돼 왔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미니 탱크 텀블러 출시일인 4월 16일 역시 행사 업체 측 브랜드데이 일정 조율 과정에서 결정된 것이며, 세월호 참사와의 연관성은 없다"라고 해명했다. 세트 할인율 21% 또한 개별 제품 가격 조정 과정에서 계산된 수치일 뿐 특정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전 부사장은 “1999년 1호점 개점 이후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지만 이번 사안으로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며 “특히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내부 통제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비하겠다”고 강조했다.

 

▲ 신세계그룹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에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심영범 기자]

 

◆ “사전 모의는 못 밝혀”… 스타벅스 5·18 논란에 신세계, 내부통제 부실 시인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신세계 그룹 측은 스타벅스 코리아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마케팅 논란과 관련해 “사전 공모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 부사장에 따르면 임원 5명과 실무진 5명, 결재·합의 라인 관계자 5명 등 총 15명을 대상으로 사내 메일과 업무용 노트북, 사내 메신저 등에 대한 포렌식 조사를 진행했다. 이후 10명 이상에 대한 직접 면담을 통해 진술 교차 검증도 실시했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핵심 기획 인력 5명 가운데 3명이 개인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하면서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전 부사장은 “사전 모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개인 휴대전화 포렌식까지 필요했지만 제한이 있었다”며 “제출된 휴대전화와 사내 메신저 기록에서는 사전 공모를 입증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논란 발생 직후 직원들 간 메신저 대화에서 당황하는 반응이 확인된 점 등을 근거로 “조직적 사전 기획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개인 영역 조사가 완전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내부 리스크 관리 실패를 지목했다. 해당 프로모션이 총 4단계 결재를 거쳐 대표이사 승인까지 진행됐음에도 결재라인 전반에서 기획안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서와 법무 검토 절차가 사실상 배제됐던 점도 문제로 언급됐다. 신세계 관계자 “마케팅 행사 수가 많다 보니 매출 중심으로 업무가 운영됐고 날짜의 사회적 의미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며 “전자결재 과정에서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관행적으로 승인한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세계 측은 논란 직후 최고 책임자인 대표이사와 담당 임원을 해임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 인사 조치도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CSR 부서에 대한 별도 책임 여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는 이번 논란을 계기로 그룹 차원의 역사 인식 교육 강화 방침도 내놨다. 신세계 관계자는 “20~30대 직원들과 기성세대 간 역사 인식 차이가 존재하는 부분을 확인했다”며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역사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세월호 참사 당일인 4월 16일 진행된 프로모션 논란과 관련해서는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회사는 “사이렌 로고 관련 프로모션은 연중 반복적으로 운영돼 왔으며 과거 동일 날짜 행사 사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본사 역시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본사와 조사 상황 및 내부 통제 개선 방향을 공유하고 있으며 수일 내 공식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콜옵션 행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단계에서는 논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신세계 측은 이번 논란 이후 실제 매출 감소가 발생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매출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피해를 입은 분들에 대한 치유와 재발 방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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