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3곳 중 2곳,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경영 위험’ 인식

정진성 기자 / 기사승인 : 2024-10-17 12:00:16
[메가경제=정진성 기자]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미중 갈등, 러우 전쟁에 중동 분쟁까지 끊이지 않는 지정학 리스크에 수출기업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가 최근 국내 수출제조업 44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영향과 대응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중갈등·러우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경영 위험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의 66.3%를 차지했다. 

 

39.5%의 기업은 ‘일시적 위험 정도’로 인식한 반면, 23.7%는 ‘사업 경쟁력 저하 수준’, 3.1%는 ‘사업 존속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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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수출실적이 2023년 9월 547억불에서 2024년 9월 588억불로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글로벌 수출시장을 둘러싼 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발발 1년에 접어든 ‘중동 사태’가 최근 주변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미중 갈등’도 11월 미 대선 이후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은 상황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영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응답한 기업을 대상으로 피해유형을 조사한 결과, ‘환율변동·결제지연 등 금융리스크’(43.1%)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물류차질 및 물류비 증가’(37.3%)가 뒤를 이었다. 이외에 ‘해외시장 접근제한·매출 감소’(32.9%), ‘에너지·원자재 조달비용 증가’(30.5%), ‘원자재 수급 문제로 인한 생산 차질’(24.1%), ‘현지사업 중단 및 투자 감소’(8.1%) 순으로 실제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주요 교역국별로 피해유형을 살펴보면, 對중국 교역기업의 경우‘해외시장 접근 제한 및 매출 감소’가 30.0%로 가장 많았다. 미중 갈등으로 대중국 수출이 대폭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러시아 대상 수출입기업들은 모두 ‘환율변동·결제지연 등 금융 리스크’ 피해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미국 30.2%, 러시아 54.5%), 특히 러·우 전쟁 발발 당시 해당국과 거래하고 있던 기업들의 수출 대금 결제가 지연되거나 금융제재로 외화송금이 중단되는 피해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묻는 질문에 대해 40.2%의 기업들이 ‘지금 수준의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금보다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는 기업도 22.5%를 차지해 ‘지금보다 완화될 것’(7.8%)이라는 기대를 한참 앞질렀다. 

 

기업들은 상시화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해 확장적 전략보다는 긴축경영을 우선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기업차원의 대응전략을 묻는 질문에 수출기업의 57.8%가 ‘비용절감 및 운영효율성 강화’를 꼽았다.

 

대한상의는 먼저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규제 정책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출 증가세가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가운데, 향후 지정학 리스크가 더욱 심화되면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기업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지금 존재하는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앞으로 현실화될 수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무엇인지 식별하고, 이에 대한 경고를 우리 수출 기업들에게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발생 시 단기적으로는 유가·물류비 상승으로 피해를 입는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수출 바우처 등 정책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정부가 민관 협력을 통해 자원개발을 주도하고 핵심 원자재의 공급망 안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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