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극비리 추진 조짐 가닥..."절차과정 투명공개"촉구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이 메리츠화재가 인수전에 뛰어든 행보가 진정성에 의심된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반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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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3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손해보험업종본부 MG손해보험지부가 서울시 금융위원회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배영진 MG손보 지부장이 반대의견 촉구 관련 내용을 외치고 있는 모습. [사진=문혜원 기자]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손해보험업종본부 MG손해보험지부는 14일 오후 3시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직원의 고용 승계와 피와 눈물로 쌓아온 단체협약 승계를 담보할 수 없는 손해보험 동종사인 메리츠화재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을 전 직원 총력 단결 사즉사의 결의로 결사반대한다"고 선언했다.
사무금융노조는 메리츠화재의 MG손보 인수가 될 시 향후 MG손보 직원들에게 부당한 고용승계 과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제기하며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기철 전국사무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메리츠화재는 그동안 노동자의 고용을 불안하게 하고 직장에서 쫓아내고 보험 시장을 교란해 왔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며 일갈했다.
노조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이번 인수 의향서를 제출할 시 절차를 제대로 지켰는지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배영진 MG손보 지부장은 "지난 재공고 8일의 기간 동안 MG손보에 대한 분석을 끝내고 자산과 부채를 정확히 분리해 계산한 뒤 인수기와 공적자금 지원가를 정확히 산정했는지, 입찰 공고문에 제안한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해 우선 협상대상자 검토에 자격을 충족했는지 그 사실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공고 기간 동안 메리츠화재는 데이터 요구나 관심 있는 접근을 한 사실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지부장은 이어 "이번 입찰 마감을 두고 '매각 청신호나 흥행마감, 극적 반전 등 수많은 언론 기사가 쏟아져 나왔지만 실상은 MG손보 600명의 임직원 목에 서슬 퍼런 칼날이 다가와 있는 상태"라며 "MG손보의 우량자산, 7000억원의 보험계약마진(CSM), 150만명의 계약자, 예보의 5000억원 공적자금 등 실속만 한가득 챙겨 편취하고 77년간 쌓아온 MG의 역사와 600명의 직원은 파묻어버리겠다는 의도를 충분히 읽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진행했던 금융당국을 향해서도 비난했다. 노조는 "금융당국이 메리츠화재의 CSM계약 산정 관련 재무지표 조작 의문 등이 있음에도 이를 묻어 두고자 극비리에 강행했다는 소문도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위는 이번 인수 참여할 때 확약서 제출 등 데이터 심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김동진 손해보험업종 본부장은 P&A 방식의 입찰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금의 P&A 방식은 고용승계의 의무가 없다. 계약만 쏙 빼가고 공적자금 받겠다는 심사 아니겠냐"며 "시장 교란하는 양아치 메리츠화재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만에 하나 메리츠화재와 우선협상이 진행된다면 죽을 각오로 싸울 것"이라며 "메리츠화재는 지금이라도 입찰을 포기하라"고 경고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입찰에 참여한 메리츠화재에 사업의향서 및 인수계획에 대한 '확약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MG손보는 지난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금융위 등 금융당국 경영관리를 받고 있다. 예보는 금융위 업무위탁을 받아 MG손보 공개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3차 매각 본 입찰을 진행했지만 무응찰 돼 불발됐다.
이후 예보는 8월 1일 재공고 결정에 대해 홈페이지 통해 알렸다. 이번 재공에서는 3차 입찰에 참여한 적 있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의 금융 전문 PEF JC플라워, 깝작 등장한 메리츠화재로 인해 금융권 전반 들썩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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