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 사장 “일본 시장 탈탄소화 실현에 도움”
현대자동차가 전기차와 수소차를 앞세워 일본 시장에 약 12년 만에 재진출을 선언했다.
전기차 시장이 아직 시작 단계인 일본에서 친환경 브랜드로 이미지를 탈바꿈한 현대차의 재도전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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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오테마치(大手町)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대차 일본 법인 현대모빌리티저팬 관계자들이 아이오닉5(왼쪽), 넥소(오른쪽) 두 차종을 설명 중인 모습 [사진=연합뉴스] |
현대차의 일본 현지 법인 현대모빌리티저팬은 지난 8일 도쿄 오테마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승용차 시장 재진출을 알렸다.
현대차의 이번 일본 진출 주력 모델은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연료전지차 넥소로 친환경차 2종이다. 판매는 전량 온라인으로만 이뤄질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날 영상메시지를 통해 일본어로 “일본 시장에서 수소차, 전기자동차 등 무공해차로 탈탄소화 실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01년 일본 진출 이후 고전을 겪다 2009년 말 사실상 철수를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일본 내에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올해를 재진출의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일본 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약 1만 4964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7% 오른 수치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같은 해 한국 내 전기차 판매량 10만 대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가솔린 경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이 훨씬 많은 일본 내수시장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기록이다.
특히 일본은 자국 기업의 전기차 모델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혼다가 전기차 클래리티를 단종시키며 사실상 토요타의 미라이 2세대만 남았다. 현재 일본 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절반 이상이 수입차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의 지난달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내 수입차 EV는 총 8610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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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제공] |
일본 정부가 최근 자국 전기차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보조금을 확대한 정책이 현대차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일본 환경청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으로 최대 80만 엔(약 829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구매자의 거주 지역별 지자체 보조금도 추가로 받게 된다.
차량 가격과 지자체 지원 금액에 따라 많게는 1000만 원 가까운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는 세계적으로도 전기차 판매 순위 5위 안에 들어가는 브랜드이며, 이 중 중국 내수용 기업을 제외하면 테슬라‧폭스바겐에 이어 3위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가 아직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일본에 재진출하면서 큰 수익을 목표로 한다고 보진 않는다"면서도 "세계 전기차 시장 1~2위인 테슬라‧폭스바겐과 내수 기업에 이어 3~4위에만 안착하더라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직 예정되지 않았지만 거대한 일본 경차 시장을 고려해 추후 캐스퍼를 수출하는 계획도 검토해볼 만할 것"이라며 "캐스퍼는 판매 대수를 끌어 올려 생산단가를 더 낮출 필요가 있는데, 일본 수출도 좋은 해결책"이라고 분석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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