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신의 驛史(역사)이야기 18화] 중국 1급역 '선전역'

편집국 / 기사승인 : 2024-04-17 16: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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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상하이 이어 과학기술·혁신 중심도시 '관문'
조변석개 역을 둘러싼 인프라 환경 변화와 발전 역사

[메가경제=편집국] 지난해 10월 기준 중국 10대 도시에 베이징 다음 상하이에 이어 과학기술과 혁신 중심도시로 3위에 오른 선전시의 중국철도 1급역(一等站)인 선전역(深圳站)을 옛날 ‘심천역’이라 하며 방문했던 추억과 함께 살펴본다.

 

▲ 선전시와 선전역
  

2001년 홍콩 여행에 앞서 공항에서 선전행 전동차에 함께 승차한 일행이 ‘야! 이차 멋있네! 왜 우리는 이렇게 못 만들지?’ 하는 말에 그의 등을 밀고 뒤쪽 벽에 부착된 ‘대우중공업’ 제작사 표지판을 가리키자 깜짝 놀라며 ‘어! 이거 우리나라 수출품이네?’ 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홍콩→선전 승강장

 

철도청 수도권 전철 운영단장을 갓 퇴임했던 필자는 1990년대부터 현대와 대우 등 우리 기업이 국산 전동차를 수출하고 있었음을 알고 있었다. 선전역에 도착하면 중국 공안원에게 돈(기억이 나지 않으나 적은 금액)을 주면 입국심사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가이드의 말에 따라 입국심사가 아닌 총 멘 공안원의 미소 짓는 인사를 받으며 입국할 수 있었다.

 

개방된 선전역 출입구를 벗어나는 순간 무더위에 깜짝 놀라면서 출입구 위에 설치된 에어커튼(AirCurtain)이 당시로서는 신기했다. 1978년 주석이 된 덩샤오핑(鄧小平)이 개방정책을 채택하고,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했던 선전시를 당시 가이드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집결시킨 20대 젊은이들이 20년 만에 이렇게 훌륭한 대도시로 발전시켰다는 설명이었다.

 

▲조선족 지우산코너

 

중국에서 가장 먼저 개방된 과학 신도시인 선전시 민속촌방문을 위해 들르게 되었으며, 조선족을 비롯한 여러 소수민족 들이 각기 고유문화를 소개하는 민속촌이 단일민족인 우리에게는 좀 낯선 곳이었다. 각기 다른 민족들의 민속공연장에는 총 멘 공안원들이 여기저기서 감시하고 있어 어색하고, 썰렁한 분위기를 감출 수 없었다. 

 

오후 늦게 홍콩으로 돌아가는 전동차에 승차한 차내 분위기는 마치 지옥이 연상될 정도로 소란스러웠다, 대부분이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 같은데 거의 모든 사람이 휴대전화기를 들고 통화 중인데 옆 사람 통화 소리에 잘 소통이 안 되니 모든 사람의 통화는 자꾸만 고성으로 커져서 귀를 막아야 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선전~광저우 개통(1911.10.8..)

 

1842년 홍콩을 점유한 영국은 1898년 내륙 시장 진출을 위해 구룡(홍콩)~광저우(청) 간 철도건설을 청에 압박해 구룡~선전 간은 영국, 선전~광저우 간은 청국 담당으로 계약을 체결해 1910년 선전시장역(深圳墟火車站)이 건설됐다. 1911.10.8일 구룡~광저우 간 전 구간이 개통되면서 여객과 화물 운송이 시작되었다. 

 

▲초기 선전역 모습

 

시골 마을에서 국경도시로 변화됐으나 선전시장역은 1949년 10월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당시 여객과 화물 열차를 위한 2개의 선로와 작은 역 대합실이 전부였다. 1953년 현 위치로 이전하면서 역명을 선전역(深圳站)으로 변경하였고, 1955년 역사를 2층 건물로 개조했다. 

 

1959년 귀빈실과 세관 및 국경 검문소를 설치하고 1964년과 1972년 선로를 확장해 1977년부터 항구를 거친 물자 운송 역으로 변화됐다. 1979년 3월 선전마을의 시 승격 과 경제특구 지정에 이어 1997년 영국 속령 홍콩 반환에 대비한 정치 사회적 변화는 선전역 발전의 요인이 된 것이다. 

 

2003년 수많은 상점 등이 역의 질서와 여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에 따라 대규모 개조 작업을 시작해 대규모의 사우나와 마사지업소 및 100여 개의 상점을 철거했다. 또한 여객 편의를 위해 1층 대기실을 여러 개로 나누어 장·단거리 승객을 분리하고, 산모와 유아 대기실 등을 설치했다. 

 

2004년 말 지하철이 개통되었고, 2005년 역과 항구를 연결하는 통로가 개통되어 기차·버스·택시·지하철 등 교통수단을 통합하는 3차원 교통 허브가 형성되었다.

 

▲사진 좌측부터 지난 2003년 선전역 개조공사 중, 최근 선전역 정면 모습, 대합실, 승강장, 선전지하철역   
 

고속철도는 광저우~선전 및 항저우~선전 간 개통에 이어 2018년 9월 광저우~선전 간 노선이 홍콩까지 연장되어 베이징~홍콩 간 2400㎞로 세계에서 가장 긴 고속철도 노선이 되었으며, 광저우~선전 도시간철도, 간쑤~선전 고속철도에 이어 2023년 10월 산웨이, 조산, 메이저우 지역을 오가는 EMU 열차 운행이 시작되는 등으로 대도시에 걸맞게 교통 체제가 갖추어진 것이다. 

 

▲ 고속철도 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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