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EU, 러시아 SWIFT 결제망서 배제 '금융 핵 옵션' 추가 제재 발표...세계 경제 여파는?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2-27 13: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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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독·불 등 6개국 공동 성명..."러시아 키예프 공격에 국제 금융 고립 결정"
러시아 중앙은행 국제보유고 접근도 제한...중·러 밀월로 ‘신냉전’ 고착화 우려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금융 핵무기’로 비유돼온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은 26일(현지시간) 일부 러시아 은행들의 스위프트 결제망 접근을 차단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화보유액에 대한 접근도 제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러시아의 SWIFT 배제를 주장하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독일을 비롯한 일부 유럽국가들의 반대로 초기 제재에는 포함되지 않았었다.
 

▲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배제하기로 했다. 사진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해 대국민 연설을 하는 모습. [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 등 6개국은 공동 성명을 통해 “전쟁을 선택하고 우크라이나 주권을 공격하고 있는 러시아를 규탄한다”며 “러시아의 전쟁 행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진 국제법에 대한 근본적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비롯해 다른 도시를 공격함에 따라 우리는 러시아를 국제 금융(체계)으로부터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며 “이 조치들은 조만간 시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우선 선별된 러시아의 일부 은행이 SWIFT 결제망에서 전면 배제되고, 6430억달러(한화 약 774조5천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국제 보유고 접근 역시 제한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SWIFT 제외와 관련, 러시아 은행들이 대부분의 금융 거래를 하지 못하게 하고 러시아의 수출입을 효과적으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정한 금액을 투자한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발행하는 이른바 ‘황금 여권’(Golden Passport·골든 패스포트) 판매 역시 러시아인에게는 제한된다.

서방 국가들은 이번 ‘스위프트 제재’로 러시아가 즉각적인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유럽 등 다른 나라들도 여파가 있을 수 있으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약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및 배제 영향. [그래픽=연합뉴스]

1970년대 설립된 SWIFT는 금융 거래를 위한 글로벌 메시지 시스템으로 200여개 국가의 1만1천개 은행을 연결해 빠른 국경 간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SWIFT 차단이 ‘금융 핵 옵션’이 될 것이라고 지난 25일 말한 바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금융 메시지 네트워크인 SWIFT는 벨기에에 있으며 회원사들이 공동 운영한다. 송금을 실제로 직접 처리하지는 않지만 국제 무역 결제의 주된 메커니즘이다.


은행들이 서로 송금 요청을 전송할 수 있는 안전한 방식의 메시징 시스템(messaging system)으로 은행들은 이를 통해 대량의 거래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2020년 한해 SWIFT 메시지는 95억 건에 이르며, 이를 이용해 거래된 금액은 수조 달러에 이른다.

SWIFT에서 차단된 나라는 무역, 외국인 투자, 송금 등이 타격을 입는다. 이란과 북한은 SWIFT에서 차단돼 있다.

그럼에도 SWIFT 차단이 러시아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러시아로선 신속히 다른 메시지 수단을 찾아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자체 결제 시스템이 있는 중국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이번 제재는 러시아와 중국이 SWIFT 대안 추진에 박차를 가하도록 해 결국 달러화 표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패권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미국 주도의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균열을 내면서 향후 서방의 경제 제재 지렛대가 약해질 수 있다.

물론 이럴 경우 중국의 선택도 기로에 놓을 전망이다. 러시아는 중국과의 수출입을 강화함으로써 제재의 탈출구를 만들려 할 가능성이 높지만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는 서방 대 러시아의 신냉전 구도에 중국이 깊숙이 편입되는 결과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외견상으로는 ‘중립’ 입장을 취하면서도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우선적으로 의식하는 ‘친 러시아 중립’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이 대미 전략경쟁의 최대 파트너인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하면 할수록 미국, 유럽, 일본 등과 더 척을 지게 되는 양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스위프트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한다면 이 상황은 점점 양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신냉전’의 한복판에 중국도 놓이게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이 러시아와 밀월관계를 가속화하면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에게 쏟아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비판과 압박을 중국과 시진핑 주석도 나눠질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도 중국에게는 큰 부담이다.

이런 우려를 배제하더라도 당장 러시아 은행을 SWIFT에서 차단하면 유럽연합(EU)를 비롯, 세계적으로 경제적 역풍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러시아와 무역을 많이 하는 곳이다. EU는 가스의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하지만 그간 전세계 경제가 크게 맞물려 돌아가던 상황에서 그 여파는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에 미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러시아 은행들이 SWIFT에서 차단되면 서방 은행들이 러시아에서 대출을 회수하기도 힘들어진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이탈리아와 프랑스, 미국 등 외국 은행이 러시아 기업에 대출한 금액은 1천210억달러(약 145조원)에 이른다. <자료출처=연합뉴스 외신종합>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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