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유치원 반려동물 상해 사고, 훈육과 ‘동물학대’의 법적 기준은?

전창민 기자 / 기사승인 : 2026-05-18 17:07:35
▲사진 : 법무법인 대륜 권민경 변호사

[메가경제=전창민 기자]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시대에 접어들면서 애견유치원, 반려견 훈련소 등 위탁 시설의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 내에서 반려견이 다치거나 생명을 잃는 사고 역시 발생하며 관련 법적 분쟁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사고 발생 시 업체 측에서 '정당한 훈련'이나 '훈육 과정'이라고 주장할 경우, 이를 동물 학대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지곤 한다.


최근 대법원에서는 반려견의 훈육과 동물학대를 가르는 중요한 판결이 나왔다. 자신이 운영하는 애견유치원에 맡겨진 10살 푸들이 손을 물자 14분가량 강아지를 짓눌러 치아가 빠지는 상해를 입힌 훈련사에게 벌금 300만 원의 원심 판결을 확정한 것이다. 당시 훈련사는 다른 개나 사람을 무는 행위를 막기 위한 서열 잡기 훈련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과 원심 재판부가 해당 훈련사의 행위를 명백한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판단한 근거는 무엇일까? 법원은 사육이나 훈련 목적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폭력적인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봤다. 80kg 이상의 성인 남성이 3.5kg에 불과한 소형견을 장시간 압박한 것은 체급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물리력 행사이며, 다른 대체 가능한 통제 방식이 있었음에도 이를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강아지의 치아에 문제가 생겼음을 인지한 순간부터는 고통을 최소화해야 했음에도 압박 행위를 지속한 점을 들어 최소한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유의해야 할 점은 이러한 동물학대 행위가 단일 범죄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행 법상 반려동물은 재물(물건)로 분류된다. 따라서 타인의 위탁을 받은 반려견에게 고의로 상해를 입히거나 생명을 잃게 한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뿐만 아니라 형법상 재물손괴죄가 함께 적용돼 가중 처벌될 수 있다. 나아가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이뤄졌다고 해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피해 반려인은 형사 고소와 별개로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기지급한 훈련비 및 유치원비 반환은 물론, 반려견의 치료비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까지 청구가 가능하다.

애견유치원이나 훈련소 등에서 발생하는 위탁 동물 사고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초기 증거 확보가 매우 까다롭다. 피해 반려인이라면 사건 발생 즉시 CCTV 영상을 확보하고, 수의사의 구체적인 진단서와 소견서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더불어 사고 직후 업체 측과 나눈 통화 녹음이나 메신저 대화 내역 등을 보존하면 과실이나 고의성 등을 입증하는 정황 자료로 삼을 수 있다. 반대로 불가피한 훈련 과정 중 발생한 사고임에도 억울하게 동물학대 혐의를 받는다면, 당시 조치가 훈련상 꼭 필요한 최소한의 통제였음을 입증해야 한다. 반려견의 돌발 행동이 담긴 CCTV 원본, 동종 업계 전문가 소견서, 입소 전 작성한 행동 평가 기록지와 동의서 등을 신속히 확보하는 것이 방어의 핵심이다.

법무법인 대륜 권민경 변호사는 “반려동물 관련 분쟁은 가족을 다치게 했다는 분노와 억울함이 뒤섞여 감정적인 싸움으로 번지기 쉽다”며 “하지만 법정에서는 감정적 호소보다 명백한 사실관계와 객관적 증거가 승패를 가른다. 억울한 피해를 입었거나 분쟁에 휘말렸다면, 사건 초기부터 동물보호법과 형사사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내 소중한 가족과 권리를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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