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 8기 실용위성 싣고 첫 실전비행 나선다…목표는 '고도 550㎞ 여명-황혼궤도'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3-05-24 00: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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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발사대로 이송 후 설치작업 완료…소나기에 작업 지연
발사관리위원회 24일 발사 확정…"특이사항 없이 정상 준비작업 수행"
별다른 문제 없으면 24일 오후 6시 24분 발사 전망
발사 13분 3초 후 위성 분리 시작…8기 위성 20초 간격 분리
누리호 성공 조건은…고도 550㎞ 5% 오차 내 위성 안착
차세대소형위성 2호(1기), 큐브위성(7기) 등 첫 실용위성 발사서비스
‘체계종합기업 선정’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최초 발사 참여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상용화의 꿈을 안고 첫 번째 실전비행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이번 3차 발사에서는 1,2차 발사 때의 시험위성이나 모사체가 아닌 실제 동작하는 위성들을 탑재한다. 큐브위성까지 포함하면 총 8기가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3차 발사 예정을 하루 앞둔 누리호는 발사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9시 14분 발사대 설치 작업을 끝내고 하늘을 향해 우뚝 섰다.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3차 발사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 기립된 누리호가 발사대에 고정돼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누리호 기립 작업은 11시 33분 완료됐으며 오후에는 누리호에 전원과 연료, 산화제 등 추진제를 충전하기 위한 발사대 연결과 추진제가 새지 않을지 확인하는 기밀점검 등 발사 준비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이날 발사준비 작업이 끝난 뒤 오후 9시30분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 주재로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누리호 이송과 기립 등 발사 준비 상황을 점검한 뒤 "특이사항 없이 정상적으로 발사 준비작업이 수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발사관리위는 24일 나로우주센터의 기상 상황이 발사를 위한 조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강수 가능성은 낮고 바람도 초속 5m 이하로 불 것으로 관측됐으며 비행 궤적상 낙뢰 가능성도 매우 낮은 것으로 관측됐다고 과기정통부는 전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에 따르면 발사대 설치 작업은 이날 오후 7시 정도에 마칠 계획이었으나 오후 중 약 30분간 내린 갑작스러운 소나기로 작업이 중간에 지연되면서 예상보다 2시간여 늦게 마무리됐다.

앞서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 20분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출발해 오전 8시 40분 제2 발사대에 도착했다.

이후 누리호는 기립 준비 과정을 거쳐 오전 11시 33분 발사대에 완전히 고정됐다. 오후에는 전원과 연료‧산화제 등 추진제를 충전하기 위한 엄빌리칼(발사패드) 연결과 추진제가 새지 않을지 확인하는 기밀점검 등 발사 준비작업이 이뤄졌다.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3차 발사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과기정통부는 24일 오후에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누리호에 추진제 충전 여부를 결정하고 기술적 준비 상황, 기상 상황, 발사 윈도우,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누리호 발사 시각을 결정할 예정이다.

발사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1일 누리호 3차 발사를 위한 준비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24일 오후 6시 24분(±30분)을 발사 예정시간으로 결정한 바 있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이 시간에 발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발사 당일인 24일은 발사 6시간 전부터 연료와 전기 계통을 중심으로 모든 부분을 종합적으로 점검한다.

이어 발사 4시간 전부터는 연료와 산화제 주입을 위한 절차가 시작되고, 연료인 케로신(등유)과 산화제인 액체 산소 충전을 위한 준비가 끝나면 누리호를 지지해주던 이렉터(기립 장치)를 제거한다.

발사 전까지 모든 기기가 정상임이 최종적으로 확인되면 발사 10분 전부터는 사람의 손을 떠나 발사자동운용(PLO)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이때부터는 자동으로 준비 작업이 이뤄지며 1단 엔진 점화 후 추력 300t에 도달하면 누리호를 잡고 있던 지상 고정장치 해제 명령이 내려진다.

이후 누리호는 우주를 향해 모든 힘을 쏟아내며 날아오른다. 이렇게 되면 누리호는 2021년 10월 21일 1차 시험발사와 2022년 6월 21일 2차 시험발사에 이어 11개월 3일만에 세 번째 이륙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 누리호 3차 발사 과정. [그래픽=연합뉴스]

누리호는 발사 2분 5초 후 고도 64.5㎞에서 1단 분리, 발사 3분 54초 후 고도 204㎞에서 페어링(위성보호 덮개) 분리에 이어 발사 4분 32초 후 고도 258㎞에서 2단이 분리되고 3단 엔진이 가동된다.

위성을 싣고 비행하던 누리호 3단 로켓이 목표 고도와 속도를 달성하면 3단 엔진이 꺼지고 안정적인 궤도비행을 하다가 가장 먼저 주 탑재체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분리한다. 고도 550㎞에 오르면 발사 후 13분 3초에 위성 분리가 시작된다.

누리호의 3차 발사 목표궤도(고도 550km)는 태양과 궤도면이 이루는 각도가 항상 일정한 일명 태양동기궤도다. 태양과의 각도가 항상 동기화되므로 이렇게 부르는 궤도다.

▲ 누리호 2차 발사와 3차 발사 비교. [과학기술정통부 제공]

누리호 3차 발사에는 주 탑재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비롯해 총 8기의 인공위성이 실렸다. 처음으로 분리되는 주 탑재위성과 충분한 거리를 확보한 누리호는 궤도에서 충돌을 막기 위해 20초마다 1기씩 위성을 사출하게 된다.

지난 2차 발사에서는 성능검증 위성이 큐브위성을 사출하는 방식이었으나, 이번 3차 발사에서는 직접 위성을 사출하기 위해 누리호 3단에 총 7기의 큐브위성 발사관을 장착했다.

이 과정은 여러 대의 인공위성을 충돌없이 분리해야 하는데다 우리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어서 가장 어려운 임무로 꼽힌다.

▲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3단의 위성 탑재. [과학기술정통부 제공]

차세대 소형위성 2호부터 분리를 시작하며, 이후 져스텍, 루미르, 카이로스페이스 등 민간 기업들의 큐브위성이 순차 분리되고, 다음에 한국천문연구원 큐브위성 도요샛 4기가 분리된다.

위성을 다 분리하면 누리호는 위성과 충돌을 막기 위한 회피 기동 및 남은 연료를 배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발사 후 18분 58초(1138초)의 막중한 비행 임무를 모두 마치게 된다. 향후 누리호는 궤도를 돌다 지구 중력에 의해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해 불타 사라지게 된다.

항우연은 누리호 추적을 위해 나로우주센터와 제주도에서 추적 레이더와 텔레메트리 안테나를 운용한다. 3단 엔진 종료와 위성 분리 등 후반부 비행에 관한 데이터는 서태평양에 있는 팔라우 추적소를 통해 받는다.

▲ 주 탑재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제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누리호 3차 발사 시간은 발사 목표 시간이 오후 4시였던 지난 2차 발사와 비교하면 꽤 늦은 시간이다. 발사 시간이 변경된 이유는 주 탑재체 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이 안착해야 할 궤도 때문이다.

누리호의 주 임무는 주 탑재위성인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초속 약 7.6㎞로 고도 550㎞ 기준 최대 5% 오차 내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다.

차세대 소형위성은 태양에 상시 노출되는 태양동기궤도 중 승교점을 통과하는 시간이 오전 6시 또는 오후 6시인 ‘여명-황혼궤도’에 올라가야 한다. 다만 궤도 진입 시 어느 정도 오차가 나도 이 궤도를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당국은 설명했다.이후 부탑재 위성인 나머지 7기 위성도 고도 550㎞ 궤도에 안착한 것이 확인되면 누리호는 부차 임무에서도 최종 성공한 것으로 판정받는다.

과기정통부는 발사 약 1시간 20분 후 누리호 발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차 발사가 발사체 자체 성능 검증에 주안점을 두고 이뤄졌다면 이번 3차 발사는 실제 작동하는 위성을 정 궤도에 진입시키는 위성 서비스에 중심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누리호가 예정대로 위성들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면 이후는 각 위성의 무대가 막이 오른다.

▲ 부 탑재위성 총 7기 제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위성들은 우선 첫 교신에 성공하면 기능 점검을 시작하게 된다.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통해 위성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여부가 확인되면 최종 임무 성공 가능 여부도 가려진다.

과기정통부는 위성 교신 결과를 모아 다음 날 오전 중 공개한다는 목표다. 8기의 위성이 모두 잘 작동하면 완벽한 성공으로 기록되게 된다.

이와 같이 3차 발사는 2차 발사 때와 달리 본격적으로 실용급 위성을 탑재·발사하는 발사체 본연의 역할을 최초로 수행하게 된다.

이번 3차 발사 과정에는 국내 발사체 산업생태계의 기술 수준 향상을 위해 지난해 10월 체계종합기업에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초로 참여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3차 발사에서 제작 총괄 관리, 발사 공동운용 역할을 수행한 데 이어, 4차 발사부터는 발사운용관련 기술 습득 진척 상황을 고려해 참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누리호 반복 발사를 담당하게 되는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발사체 상업화를 목표로 발사체 기술 이전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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