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리적 가이드라인 적용해 들쑥날쑥 실적 안정화될 듯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보험사들의 3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새 회계기준 IFRS-17, 건전성 기준 K-ICS 등이 업계에 안착하면서 우려됐던 회계 리스크는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금융지주에서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주사 계열 보험사들의 실적이 공개됐는데 일단 지난 2분기에 비해 당기순이익 규모가 상당 부분 줄었다.
▲보험업계 3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도 새 회계기준 IFRS-17, 건전성 기준 K-ICS 등이 안착하면서 우려됐던 회계 리스크는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5월3일 보험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세미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우선 KB금융그룹 계열사인 KB손해보험은 올해 3분기 15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직전 2분기에 비해 42.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계열 KB라이프생명 역시 2분기 988억원에서 3분기 604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이 38.9% 줄었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인 신한라이프는 3분기 11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직전 2분기보다 34.8%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계열 신한EZ손해보험의 경우 39억원의 순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하나생명도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39억원에 그치면서 직전 2분기에 비해 74.4%나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대규모 기업집단 계열사나 독립 금융사로 운영되는 보험사들은 아직 정확한 3분기 실적이 집계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증권사 리포트에 따르면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 등 주요 손보사들의 3분기 실적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올해 3분기 42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전 분기보다 30.3% 줄어들고 DB손해보험은 37.3%, 현대해상의 경우 11.9%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신증권에서는 삼성화재가 48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전 분기보다 20.1%, DB손해보험은 3520억원에 25.6%, 현대해상이 2170억원에 11.3% 감소한다는 실적 전망치를 내놨다.
보험사의 실적 하락은 경영진과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는 부정적이나 올해부터 새 회계기준 IFRS-17을 적용한 결과 발생한 ‘수익 풍선효과’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회계변경에 따라 2분기 연속 성과자료를 내고 분석할 수 있게 돼 ‘실적 왜곡’이나 ‘수익 부풀리기’ 의혹을 받아온 보험사들이 검증된 경영성과를 발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특히 금융당국에서 지난 5월 마련해 적용한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보험사에서 자의적으로 CSM(보험계약마진)을 조정할 수 없도록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어느 보험사든 실적 하락을 반길 이유는 없겠으나 회계리스크를 다소나마 해소하고 산출된 실적이 시장에서 신뢰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새 회계기준의 도입을 계기로 촉발된 보험회계와 실적의 혼란이 사라지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변경된 회계프로세스가 보험업계에 안착하면 기존 회계기준에서 평가하지 못했던 많은 부분의 모순과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며 “보수적인 실적 평가방식이 보편화되는 동시에 해외 다른 기업들과의 객관적 분석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정확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도입을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하고 신중하게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회계기준을 변경한다는 것은 일시적으로 회계·재무적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시행에 따른 과도기를 거치며 제도로 안착하는 사이 발생한 혼선이 보험사 ‘수익 풍선효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 전에 늘었던 수익 규모가 3분기에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실질적인 수익 감소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회계리스크가 해소되면서 보험사들의 경영실적을 시계열 분석까지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인 효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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