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담당 직원 8억원대 횡령, 내부통제 개선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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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한국투자저축은행이 BIS 비율 등이 급락하면서 최근 유상증자에 나선 가운데 허술한 내부통제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이 집계한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9.77%로 대아저축은행 9.42%, MS저축은행 9.67%과 함께 10%이하로 비율이 하락했다. 저축은행들의 BIS 평균 비율인 15.37%에 한참 못미치는 수치다.
BIS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에 최소 8% 이상의 비율을 준수토록 규정하고 있어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자기자본을 늘리던가 위험가중자산을 줄여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자산규모가 업계 5위권인 대형 저축은행으로 지난해 3분기 총자산 8조2354억원에 달한다. 당기순이익은 23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건전성 비율 악화 이유를 빠르게 늘린 자산 때문으로 보고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지난 2018년 말 16.06%였던 BIS비율은 2019년 15.27%, 2020년 13.69%, 2021년 11.99%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은 석 달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3개월 이내에 갚아야 하는 부채로 나눈 값으로, 금융사의 단기 채무 지급 여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다. 유동성 비율이 낮으면 자금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대응해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신주 10만주를 발행해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고 이어 12월에도 400억원을 증자했다. 출자금은 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전액 부담했다. 그러나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업권 특성상 차주의 낮은 신용도, 높은 다중채무자 비중 등을 감안하면 건전성 하락 추세가 지속될 수 있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여신 건전성 관리와 선제적인 유동성 관리가 중요해졌다"며, "자본확충과 함께 위험자산을 공격적으로 줄이고 수신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달 본사 직원이 8억원 가량을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해 내부통제 관리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본사 위탁매매팀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수개월에 걸쳐 대출금을 조금씩 빼돌렸는데 이를 뒤늦게 확인하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것이다.
업계는 이 직원이 담당 부서에서 대출 승인이 떨어지면 금액을 조금씩 나눠 입금하는 업무를 하면서, 송금할 때마다 일부를 빼돌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경우처럼 주로 기업대출 과정에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횡령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유사한 사건이 재발한다면 대표의 책임론으로 번질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업계에서 횡령과 불법 작업대출 등 금융사고가 잇따르자 최근 PF 및 개인사업자 대출 등 고위험 업무와 관련한 저축은행의 내부통제 대책을 강화하는 조치를 내놨다. 저축은행들은 실정에 맞게 내규에 반영, 1·4분기 중에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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